[기자 수첩] 노는 물이 다른 테슬라 모델 Y '골목 대장' 포드 F 시리즈 철벽을 깨다

  • 입력 2022.10.24 12:4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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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자동차 역사에서 포드 F-시리즈는 부동의 지배자로 군림해 왔다. 1948년 1세대 등장 이후 지금까지 지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북미용이라는 한계, 경쟁차 쉐보레 실버라도의 거센 추격에도 4000만 대 이상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변함없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F 시리즈 연간 판매량이 한 때 90만 대(2018년)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창궐로 주춤한 지난해 70만 대로 줄었다. 판매 급감에도 쉐보레 실버라도를 20만 대 이상 격차로 따돌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F 시리즈 미국 내수 판매량은 세계 최대 신차 시장 중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닛산 실피(Sylphy)의 54만 대 기록도 넘어선다.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도 포드 F 시리즈는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 브랜드 단일 모델이다. 2021년 기준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톱 10에서 F 시리즈는 56만 여대를 팔아 7위를 기록했다. 앞선 순위는 모두 일본 브랜드다. 하지만 F 시리즈를 위협하는 다크호스 등장으로 포드 F 시리즈의 철옹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상대는 테슬라 모델 Y다. 지난 9월 기준 누적 통계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은 46만 7000대를 기록한 포드 F 시리즈다. 이는 글로벌 판매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쉐보레 실버라도가 37만 9000대, 램 픽업이 36만 3000대로 뒤를 잇는다. 톱 3 모두 픽업트럭이라는 특징이 있다. 토요타 SUV 라브4(RAV4)가 27만 대로 4위에 올라있다. 

같은 기간 테슬라 모델 Y는 북미 시장에서 16만 1000대를 팔았다. 포드 F 시리즈와 격차는 30만 대나 된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미 이외 지역 시장이 많지 않은 포드 F 시리즈가 누적 기준 전년 대비 12% 이상 판매가 급감하며 고전하는 사이 테슬라는 중국과 유럽 등 큰 시장을 배경으로 실적이 급증했다. 

테슬라 최근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판매량은 90만 7000여 대(인도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이 가운데 모델 3와 모델 Y 판매량은 85만 8000대, 모델 Y는 76만 대를 각각 기록했다. 70년 이상 미국 브랜드 단일 모델 최고의 자리를 누려왔던 포드 F 시리즈가 2020년 첫 출시한 모델 Y에게 30만 대 격차로 자리를 내줬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브랜드 가운데 최다 판매 모델은 포드 F 시리즈였다. 테슬라 모델 3가 50만 여대로 추격을 했지만 넘어서지는 못했다. 글로벌 신차 시장에서 포드 F 시리즈는 북미 시장 한 곳만으로 토요타 라브4와 코롤라 그리고 캠리, 혼다 CR-V와 HR-V, 닛산 센트라에 이어 미국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단일 모델로 군림해왔다. 

주류에 편입되기 시작한 전기차 득세와 글로벌 시장을 갖고 있는 테슬라 모델 Y가 미국 브랜드 단일 모델 최다 판매 1위 자리를 꿰차면서 포드 F 시리즈가 이제 골목 상권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테슬라 모델 Y는 연간 90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판매 순위 톱 4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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