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2년 성과보다 미래 난제 해결에 주력해야"

  • 입력 2022.10.23 08:31
  • 수정 2022.10.23 08:41
  • 기자명 김필수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이 취임 2돌을 맞았다. 짧게 볼 수도 있는 시간 현대차 그룹은 가장 뚜렷한 변화의 시기를 겪었다.  정몽구 전 회장은 순혈주의를 강조해 직접 쇳물까지 녹였다면 정 회장은 취임 이후 한결같이 융합 주의를 강조했다. 자동차가 기존의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고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와 로보빌리티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적과 동침'이나 '이종 간의 결합' 등 융합이 핵심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그 이전부터 정 회장은 그룹에서 다양한 혁신을 추진했고 최고의 업적으로는 고성능 브랜드인 N,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착을 최대 실적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친환경까지 자동차 산업의 트랜드 3박자를 절묘하게 맞춰 나왔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는 토요타 렉서스와 다른 방법으로 시작해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네시스는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 양적 팽창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질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를 세계적 반열에 올려 논 장본 인도 정 회장이다.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기아 EV6가 세계 시장에서 주요 상을 휩쓸며 없어서 팔지 못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 현대차 그룹 경쟁자는 테슬라가 유일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와 현대차 그룹이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다.

현대차 그룹 자율주행 기술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미국 '모셔널'과 합작해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약 4년 정도였던 선진국과의 기술적 격차를 1~2년으로 좁혔다.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역시 '슈퍼널'과의 합작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미래를 핑크빛으로 보는 이유다.

내부 혁신을 주도한 것도 높게 평가해야 한다. 군대와 같은 수직구조의 경직된 문화를 융합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로 바꾸기 위해 연공 서열 파괴, 직급 개선, 자율 복장 등 파괴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제조사를 상징하는 굴뚝 문화를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은 문화로 바꿔 내부의 결속과 창의적 발상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현대차 그룹이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 전환을 선언한 것도 중요한 그림이다. 미래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즉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경영 전략 변화는 시의적절하고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선언이다.

현대차 그룹 정의선 호(號)의 지난 2년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내부적으로는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남은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야 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한때 10%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이 3%로 떨어진 중국 문제를 풀어야 한다. 임단협 관행을 노사가 어떻게 끌고 나갈지도 정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지난 2년의 성과보다 미래 난제를 푸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을 정 회장은 알고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