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자동차는 왜 멀쩡한 시설을 갈아엎을까?

  • 입력 2022.10.20 08:13
  • 수정 2022.10.20 08:17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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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출범 20주년을 맞아 최신 시설을 갖춘 창원공장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 3년간 첨단시설을 갖춘 도장공장을 시작으로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을 차례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인 최신식 생산공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산업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차량(xEV)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생산부터 폐차,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생애 전주기(Life cycle)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배출을 줄여 완전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자동차 생산공장은 완전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최근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시설을 탄소저감을 위한 최신식 시설로 업그레드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선보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전기를 태양열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공업용수를 재활용함은 물론 생산효율을 극대화해 생산비용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일반적으로 자동차 생산공장은 제조사마다 또 생산공장마다 규모도 다르고 시설도 다르지만 크게 도장공장과 차체공장, 조립공장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신 공장들은 각각의 공정과정에서 로봇을 이용하는 등 많은 부분을 자동화해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선 도장공장의 경우 가장 외부 참관자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공장내부에서도 출입이 엄격히 제한될 만큼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이도 합니다. 자동차 도장공장은 거의 대부분 100% 자동화되어 있는데요 최근에는 수용성 페인트가 대세가 되면서 생산과정이 조금 더 복잡해지고 정교해졌습니다. 

특히 복잡한 차체의 경우 일부 모서리나 접합부에 제대로 도장이 되지 않아 부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일부 제조사의 경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체에 골고루 도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리 차체를 설계하고 도장하는 과정에서도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도장과정은 크게 3가지 단계로 차체의 도장성을 높이기 위한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차체의 부식을 방지하고 자동차 페인트가 잘 부착되도록 하는 전착도장을 합니다. 전착도장은 마치 목욕탕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며 들어가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페인트가 담긴 커다란 수조에 차체를 담갔다 말리고 세척하고 건조하고 또 담그기를 여러차례 반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착도장을 마친 차체에는 차체의 접합부나 플랜지(이음부) 등 기밀이 필요한 부분에 실링처리를 하고 방음 및 방진패드 등을 붙인 다음 차체에 색상을 입히는 베이스코팅을 하게됩니다. 베이스코팅의 경우 전착도장처럼 페인트 수조에 담그거나 로봇이 직접 스프레이로 차체 곳곳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도장된 차체를 번뜩이게 광을 내고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 도장막(클리어 코트)을 입히고 광택을 내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요. 차체공장은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뼈대를 만드는 공장으로 무겁고 날카로운 철판을 주로 이용하는 만큼 위험하기도 해 대부분 100%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차체공정은 제철소에서 공급받은 동그랗게 말려있는 롤강판을 편평하게 펴서 재단한 뒤 금형에 맞춰 프레스로 가공해 차체의 근간이 되는 언더바디와 사이드바디, 후드, 루프, 도어 등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또한 이렇게 제작된 패널을 용접로봇이 이어붙여 차체를 만들어 조립공장으로 보내지요.

한국지엠뿐 아니라 최신 시설을 갖춘 일부 제조사의 차체공장에는 한꺼번에 4개의 부품을 동시에 가공할 수 있는 대용량 텐덤 프레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많은 부품을 만들 수 있지요. 또한 차체공장에는 다양한 용접 로봇이 차체 곳곳에 정확하게 스폿용접을 함은 물론 최근에는 루프와 차체의 용접부를 이음매 없이 매끄럽게 용접해 주는 레이저용접 로봇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이용한 비전시스템이 치수대로 정확하게 차체의 용접이 제대로 되었는지 등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생산불량을 제로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차체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등 철판과 다른 이종재료들이 사용되면서 리벳접합이나 셀프피어싱과 같은 이종접합 기술이 새롭게 채용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조립공장은 차체에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대시보드와 같은 실내 내장재 등을 조립하고 도장과정에서 분리해 놓은 후드와 도어 등을 다시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최신 시설을 갖춘 조립공장의 경우에도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두 개이상의 차종을 동시에 조립하는 다차종 혼류생산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조립에 필요한 부품도 사람이 지게차로 직접 나르던 것과 달리 무인물류로봇이 해당차종에 맞는 부품을 조립작업자에게 자동으로 배송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실수로 다른 부품을 조립하지 않도록 카메라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오조립할 경우 생산라인을 멈추거나 경고메시지를 보내주는 에러 프루핑 플랫폼(EPP)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립부위와 작업자의 체형에 따라 조립라인 컨베이어나 전동 작업대차의 높이가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해 작업자가 허리를 숙이거나 고개를 들지않고도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완성차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품질검사 라인의 경우도 최신 비전시스템으로 육안검사보다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품질을 점검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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