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자동차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RPO & VO' 세부 옵션 정보까지 담겼다

  • 입력 2022.10.13 08:08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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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처음 구매해서 번호판을 발급받거나 중고차를 사고 팔 때, 자동차 배출가스검사 또는 정비를 해야 할 때 '자동차등록증'을 제시해야합니다.

자동차등록증에는 차량등록번호와 차종, 사용용도, 차명(모델명), 제작형식 및 연식(모델연도), 차대번호, 원동기형식, 차량소유자의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크기와 엔진출력 등과 같은 주요제원과 자동차 검사이력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동차의 출생신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것이 차대번호 즉 VIN(Vehicle Identification Number)이라고 불리는 자동차의 고유번호입니다. VIN은 국제규격에 따라 16~17자의 영문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자동차 제작사와 생산공장 및 생산연도, 차체 및 엔진형식, 생산번호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등록증이 출생신고서라고 하면 이러한 VIN은 주민등록증이라고 할 수 있지요. 

VIN은 운전석 혹은 조수석 도어 안쪽의 B필러 하단부에 붙어있는 자동차제작증과 엔진룸, 운전석 앞유리창 하단부, 조수석 시트 아래쪽 차체바닥 등에 타각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사고수리를 하거나 전문정비업소(일명 카센터) 등에서 정비를 받으려면 이러한 VIN을 알아야 해당차종에 적합한 부품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같은 차종이라도 생산연도나 생산라인 등에 따라 적용된 부품이 다르고 또 경우에 따라 처음 생산된 차량보다 성능이 개선된 부품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제조사의 서비스센터의 경우 차량번호만 알아도 전산상으로 VIN을 자동으로 조회가 가능하지만 일반 정비업소에서는 정확한 VIN을 알아야지만 해당부품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등록증과 VIN은 개인정보로 취급되어 차량소유자가 개인정보 조회 및 사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나 조회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일부 자동차부품 및 소모품 제조회사 등을 포함한 정비업계에서는 애프터마켓 부품을 제작하거나 유통하기 위해서는 VIN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차량의 고유번호(생산번호)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정보공개를 해야된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법적으로는 규제대상인 것이 사실입니다. 

자동차는 VIN 이외에도 숨겨진 또 다른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유럽차량의 경우 VO(Vehicle Oder Number), 북미는 RPO(Regular Product Option)로 불리는 자동차 생산코드(옵션코드)입니다. 

VO(RPO)는 해당차종에 적용된 각종 옵션사양 정보를 알려주는 코드인데 3개의 숫자조합(일부는 영문포함)으로 적게는 16개 많게는 100여개 가까지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이 그 의미를 알기 어렵습니다. 그냥 숫자가 나열된 마치 암호코드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VIN이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증이라고 한다면 자동차의 상세한 옵션정보를 제공하는 VO(RPO)는 마치 지문이나 유전자(DNA) 정보를 포함한 생체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러한 VO(RPO)가 엔진룸 안에 VIN과 함께 타각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차종마다 옵션사항이 다르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정비사들에게 필요한 정보고 운전자들에게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굳이 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때문에 국산차는 VO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일부 수입차는 엔진룸이나 트렁크룸, 조수석 시트 아래쪽 차체 플로어, 조수석 글러브박스 등에 타각 또는 스티커로 붙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산차는 차종과 적용트림에 따라 적용 가능한 옵션사양을 패키지화해 적용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지만 수입차는 차량구매 단계 때부터 소비자들이 VO 카드에 원하는 옵션을 적어야하기 때문에 차종마다 옵션사양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급차일수록 이러한 옵션을 통해 자신만의 차량을 구성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개인화)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량을 정비할 때 VO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입차 정비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정비할 때 VIN 외에도 VO(RPO)를 확인 및 활용해 오고 있다”며, “차량출고 때 정해진 VO 외에도 전용장비를 이용한 코딩 등을 통해 옵션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출고 이후의 VO를 비교분석해야 정확한 정비를 할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국산차 정비교육담당 교관은 “차종은 물론 국가별로 옵션사양이 다양하기 때문에 스캐너와 같은 진단장비와 회로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VO(RPO)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합니다. 해당 차종과 일치하는 VO(RPO) 사양을 적용하지 않으면 전혀 엉뚱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고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전기회로도의 경우 VO(RPO)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는 “최근에는 정비지침서와 전기회로도, 전자부품카탈로그 등에도 각종 VO(RPO) 코드를 표시해 해당차종을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고 말합니다. 자동차 출생의 비밀, 그리고 차량의 기본 정보는 물론 세부 옵션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보다 정확한 정비와 관리가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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