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 35%, 그리고 한국인이 유난스럽게 좋아하는 '흰색' 이유가 있었네

  • 입력 2022.10.11 08:0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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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신차를 구매할 때 자동차 디자인과 성능, 공간활용성, 차량 판매가격 등 많은 것을 고민하게 됩니다. 여러 차종을 후보에 올려놓고 꼼꼼하게 비교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요. 어렵사리 구매하고 싶은 차를 결정하게 되면 차량구매 단계에서 또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바로 ‘어떤 색상의 차를 고를까’하는 것입니다. 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 구매에 있어서도 자동차 외장컬러는 중요한 차량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맘에 드는 색상을 차가 없어서 구매를 포기하거나 다른 차종으로 갈아타는 경우까지 생기지요.

자동차 제작사 역시 신차를 출시할 때 대부분 해당 차량에 가장 적합한 원색계열의 시그니처 컬러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리고 스포츠카처럼 극히 일부 차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여섯종, 많게는 10여가지 이상의 다양한 외장컬러와 두 세가지 이상의 내장컬러를 제공하며 구매자들의 입맛에 따라 색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차량개발 단계 이전부터 자동차의 외장 및 내장컬러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연구소에 별도의 컬러전담팀까지 두고 4~5년 후에 어떤 컬러가 유행할지 소비자들이 어떤 색상을 좋아하는지 등등 다양한 조사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량 개발단계에서는 자동차 도료회사와 긴밀하게 협조해 해당 차종의 외장컬러에 걸맞는 페인트를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자동차 회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는 컬러는 흰색과 검은색, 은색과 같은 무채색 계열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개성있는 컬러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관리가 쉽고 중고차 가격을 많이 쳐주는 컬러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자동차도료 전문회사인 엑솔타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자동차 컬러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의 35%가 흰색 차량으로 조사되었습니다.(2021년 기준) 검정색과 회색도 각각 19%에 달해 3가지 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버색상(9%)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자동차의 10대중 8대가 무채색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흰색은 2011년 이후 전세계 자동차의 대표색상으로 자리잡아왔지만 2017년 이후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시장의 경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흰색보다 회색차량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급차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검정색의 경우에도 유럽지역에서 주로 선호하고 있는 반면 북미지역에서는 붉은색 자동차가, 실버색상은 남미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는 흰색이 전체의 절반 가까운 45%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회색차량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무채색 계열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파란색과 붉은색, 갈색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요, 우리나라와 유럽, 북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파란색 계열의 색상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편 국내 소비자들은 흰색과 회색, 검정색 차량이 전체의 73%로 전세계 자동차시장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파랑, 빨강색, 실버색이 상대적으로 높은 선호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는 물론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이 무채색 계열의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고차 판매 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중고차 전문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현대 쏘나타의 경우 파란색 컬러보다 흰색 차량이 평균적으로 355만원정도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흰색과 회색계역이 상대적으로 원색계열의 차량보다 사고율이 낮은 반면 파란색 계열의 차량의 사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색계열은 사고수리 때 상대적으로 색깔 맞추기가 쉽지않고 도색비용도 높은 편이기도 합니다.

푸른색 SUV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 한 운전자는 “무채색 계열의 차량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번잡한 주차장에서 차를 찾기도 쉽고, 주변에서 색상이 예쁘다고 부러워한다”면서도 “흰색이나 회색에 비해 문콕자국이나 차량 스크래치가 쉽게 눈에 띄어 속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세차를 안 해도 금방 더러워져 차량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해서 다음 번 차량구매 시에는 무채색 계열 차량을 사야하나 고민중”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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