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7대3 열세에도 거대한 동맹 스텔란티스가 추격권에 들어왔다.
[김흥식 칼럼] 7대3 열세에도 거대한 동맹 스텔란티스가 추격권에 들어왔다.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2.10.04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푸조와 피아트를 각각 주축으로 한 PSA와 FCA 합병으로 2021년 1월 출범한 다국적 완성차 기업이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램(RAM), 닷지, 오펠 등 북미와 유럽 인기 브랜드를 무려 14개나 거느리고 있다. 이 중 미국에서만 지프, 닷지, 피아트, 알파 로메오, 마세라티, 크라이슬러 7개 브랜드의 차를 팔고 있다.

미국 신차 시장은 연간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픽업트럭이 주도한다.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스텔란티스에 속한 닷지, 램, 지프 등이 픽업트럭 경쟁을 벌인다. 미국 시장을 차종별로 나눴을 때, 픽업트럭과 크고 작은 SUV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따라서 픽업트럭의 존재 여부가 미국 신차 시장 점유율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스텔란티스 북미 판매량의 90%도 픽업트럭과 SUV가 차지한다. 스텔란티스 9월 총판매 대수 38만 6000여대 가운데 지프가 16만여 대, 램 14만여대 그리고 닷지가 6만 여대를 기록했을 정도다. 완성차 가운데 가장 풍부한 픽업 트럭과 SUV 라인업을 갖춘 덕분에 스텔란티스는 출범 이후 미국 내수 순위 4위를 유지해왔다. 이전에도 크라이슬러와 지프를 거느린  FCA 순위는 지엠과 토요타, 포드 다음을 유지했다.

그런데 달랑 현대차와 기아 2개 브랜드(미국에서 제네시스는 별개의 브랜드로 보지 않는다)를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스텔란티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인 콕스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Inc)는 지난 달 29일 3분기 예측 자료를 내면서 현대차그룹이 3분기 39만 0689대를 팔아 38만 8481대의 스텔란티스를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각사가 발표한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38만 6000대를 팔아 현대차그룹이 기록한 38만 4000대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 차이는 더 크다. 스텔란티스는 120만 4000대를 팔았고 현대차그룹은 108만 7000대를 기록 중이다.

예상이 빗나갔지만 이런 분석이 나온데는 타당한 근거가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에 이어 9월 스텔란티스를 추월했다. 또 올해 누적 판매량 기준, 스텔란티스는 월 평균 13만 3700대, 현대차그룹은 12만 대를 각각 기록 중인데 3분기만 놓고 보면 월 평균 판매량이 12만 8000대로 같아졌다. 스텔란티스는 하반기 들어 월 판매량이 줄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늘고 있어 남은 분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3분기 3.8%를 기록한 증가율을 더 높이는데, 스텔란티스는 6.4%라는 감소율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상반된 처지라는 점에서 4위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자리가 아니어도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을 주도하는 픽업트럭 라인이 매우 빈약하고 제네시스를 포함해도 3개에 불과한 브랜드로 7개의 계열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한 동맹 스텔란티스를 추격권에 두기 시작한 것만으로 의미가 작지 않다.

미국 신차 판매 5위 자리는 혼다와 닛산 일본 브랜드가 경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승패가 났다. 현대차그룹이 급부상하며 혼다와 닛산과의 격차를 여유 있게 벌리며 5위에 안착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 누적 대수를 보면 현대차그룹(108만 7000대)과 혼다(72만 8000대)는 30만 대, 닛산(60만 대)과는 40만 대 차이로 벌어졌다.

2020년 122만 4000대를 팔아 합치기 전 FCA(182만 대), 혼다(134만 6000여 대)에 이어 큰 격차로 6위에 머물러 있던 현대차그룹이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혼다를 가볍게 추월하고 FCA는 물론 그 사이 PSA와 합병한 공룡 스텔란티스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변수는 있다. 미국이 경기침체로 신차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 부품과 물류 이슈에 따른 생산 차질이 여전하고 노골적으로 자국산을 우대하는 바이든 정부의 보호 정책이다. 그리고 한때 토요타가 지엠을 넘어서면서 위기론이 나왔던 미국의 정서가 크라이슬러와 지프, 닷지 등 더 특별한 자존심이 또 다른 아시아계 현대차그룹에 위협받는 상황을 어떤 방법으로든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도 변수에 포함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