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ID.4, 싼타페 살 돈으로 '도전' 가능한 독일산 전기 SUV   

  • 입력 2022.09.23 07:38
  • 수정 2022.09.29 10:02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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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 폭스바겐코리아의 첫 순수전기차 'ID.4'는 국내 판매 가격이 54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전기차 구매 시 지급되는 환경부 국고보조금 651만 원,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추가되는 보조금이 더해질 경우 실구매가는 4000만 원 초중반 혹은 3000만 원대에도 이론상 가능하다. 

참고로 전기차 국고보조금 100%를 지급받으려면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차량 가격이 5500만 원을 넘어서는 안된다. 또 지자체 보조금의 경우 서울 200만 원, 부산 300만 원, 강원도 440만 원 수준으로 경북 울릉군의 경우 전국 최고 수준인 1100만 원을 지원한다. 

울릉도에 거주하는 A씨가 올해 ID.4를 구매한다면 현대차 '싼타페'를 살 돈으로 수입 전기차 또한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올해 울릉도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모는 승용차의 경우 98대 한정, 여기에 지난 19일부터 순차적 고객 인도가 시작된 ID.4 초도 물량이자 사실상 올해 공급 물량은 1300대 수준. 여기에 이미 해당 모델의 사전계약 대수는 3600대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 ID.4는 독일산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제작되는 순수전기차와 동등한 혹은 국산 중형 SUV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40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 36분대의 급속 충전 시간, 폭스바겐 특유의 실용성과 탄탄한 주행질감까지 뭐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지난 21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ID.4를 직접 경험해 봤다. 

먼저 ID.4는 2020년 9월 글로벌 최초로 공개된 콤팩트 SUV 스타일의 전용 전기차 모델로 경쟁모델로는 테슬라 '모델 Y'를 비롯해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을 꼽을 수 있다. ID.4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585mm, 1850mm, 1620mm에 휠베이스 2765mm로 이는 EV6와 비교하면 전장, 전폭에서 각각 95mm, 30mm 작고, 휠베이스 또한 135mm 짧다. 다만 전고는 ID.4가 70mm 높은 전통적 SUV 실루엣을 나타낸다. 

외관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SUV의 남성적이고 탄탄한 라인은 잃지 않으면서도 0.28Cd의 낮은 공기 저항계수를 통해 뛰어난 에어로 다이내믹스를 실현했다. 차체 실루엣은 매끄러우면서도 탄탄한 느낌을 자아내고, 여기에 큰 휠이 장착되어 강력하고 스포티한 느낌 또한 강조했다. 파워풀한 숄더 라인은 차체를 더욱 탄력 있게 만들며, 역동적인 루프 아치가 차량 전체 걸쳐 펼쳐졌다. 

전면부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라이팅 시스템인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의 경우 좌우 헤드램프 사이를 이어주는 프론트 LED 라이트 스트립 및 후면부의 3D LED 테일라이트 등과 함께 더욱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나타낸다. 여기에 전기 구동계로 움직이는 만큼 상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완전히 삭제한 부분도 눈에 띈다. 

ID.4의 넓게 열리는 도어는 운전자 및 승객들이 편하게 탑승할 수 있으며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보다 편안하게 착석 및 이동이 가능하다. 또 짧은 오버행과 상대적으로 긴 휠베이스로 인해 상급 SUV 만큼의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전체 루프 길이만큼 광활하게 뻗어 있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확 트인 개방감을 전달하고, 유연하게 배치된 센터 콘솔은 대시 보드와 분리되어 깔끔한 인테리어 구성과 함께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부분도 매력. 이 밖에 해당 모델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543리터로, 뒷좌석 시트를 접을 시 1575리터까지 확장된다.  

실내에는 5.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주행속도, 주행가능 거리 및 배터리 충전 현황,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운전자가 주행 시 필요로 하는 주행 및 차량 정보를 제공하고, 센터페시아 중앙의 12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디스커버 맥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또 ID.4에는 30가지 컬러의 앰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고 전면 유리 하단부에 장착된 ID.라이트는 승차 및 하차, 도어 잠금 및 해제, 충전 상황, 전화 수신, 프론트 어시스트에 의한 긴급 정지 상황 등 다양한 차량 상태를 LED 라이트 효과로 표시해 운전자에게 보다 직관적인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82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후륜에 영구 자석식 전기 모터의 탑재로 204마력의 최고 출력과 31.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8.5초, 최고속도는 160km/h로 제한됐다. 해당 모델은 완전충전시 복합 405km 주행가능거리로 국내 인증을 받았으며, 여기에 전비의 경우 4.7km/kWh를 나타낸다. 충전은 135kW의 급속 충전 및 11kW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모두 지원하고 최대 급속 충전 속도로 충전 시 약 36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5~80%까지 가능하다. 

ID.4 파워트레인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전기 모터의 구동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해당 모터는 리어 액슬 바로 앞에 위치해 차량 바퀴에 동력을 직접적으로 공급하며 콤팩트한 사이즈에 가벼운 무게로 설계되어 매우 높은 효율성을 제공한다. 또 주행 상황에 따라 계기반 우측에 위치한 컬럼식 기어 셀렉터를 통해 드라이브 또는 B(브레이크)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이들 모두는 코스팅 및 에너지 회생제동이 매우 매끄럽게 이루어져, 일반적인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주행 질감을 전달한다. 

ID.4는 기본적으로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에 발을 뗄 경우 타력 주행 콘셉트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경우 회생 제동 기능이 활성화된다. 또 B 모드의 경우는 정지 상태를 제외한 모든 주행 상황에서 전기 모터가 제너레이터 역할을 해 배터리로 전원을 재공급하고 완만한 제동은 회생제동만으로 수행된다. 이는 완전한 정지상태에 도달하거나 더 강력한 제동력이 필요한 경우에만 유압식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 밖에 해당 모델에는 주행 중 운전자가 일정 시간 반응이 없으면 위급상황을 알리는 '이머전시 어시스트'가 탑재되고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으로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와 후방 트래픽 경고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실제 주행에서 ID.4는 폭스바겐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에 둔 효율성 극대화의 달리기 성능을 발휘한다. 일부 전용 전기차 모델에서 만나게 되는 무거운 하체에 대한 거부감도 느낄 수 없고, 실내 N.V.H 성능 또한 프리미엄 라인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듯 자연스러운 주행 질감이 만족스럽다. 

여기에 SUV 콘셉트 모델이지만 롤링과 피칭 등의 불안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고 상황에 따른 가속페달에 대한 빠른 반응, 차체에 비해 기민하게 작동되는 스티어링 휠 반응이 인상적이다. 다만 주행모드에 따른 변별력에선 아쉬움이 또 경쟁모델 대비 화려함을 찾을 수 없는 디스플레이 구성 그리고 선택 사양의 다양성 부족 등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 판매되는 ID.4의 가장 큰 리스크는 공급 물량 확보로 전망된다. 초도 물량 1300대는 기존 대기 고객에게 우선 배정되고 이 결과 당장 계약하더라도 내년까지 차량 인도가 불확실하다. 

ID.4의 경우 독일과 미국,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국내 도입 물량의 경우 독일 츠비카우 공장 생산 물량이다. 하지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유럽을 비롯한 독일 산업계 상황이 좋지 못하고 여기에 폭스바겐은 2020년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수요가 폭발적이라도 물량 확보가 녹록지 못한 게 폭스바겐코리아의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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