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BMW코리아 리콜, 최근 5년간 매일 1.5건?...어이없는 통계의 진실

  • 입력 2022.09.21 11:49
  • 수정 2022.09.21 15: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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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자동차제작결함에 따른 시정조치(리콜) 내역에는 동일 차종이 반복해 표시된 경우가 많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BMW코리아는 총 2702회의 시정조치를 받아 최근 5년간 국내 자동차 가운데 가장 많은 리콜 횟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417회, 2019년 684회, 2020년 527회, 2021년 703회, 올해 8월까지 371회였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시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자동차리콜 현황에 따르면 BMW 코리아의 최근 5년간(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리콜 횟수'는 지난 56개월 2702회에 달했다. 이 기간을 일수로 환산하면 1705일, 따라서 BMW 코리아의 리콜은 최근 5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1.5건씩 발생한 셈이 됐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리콜 횟수는 1555회, 폭스바겐은 467회를 각각 기록해 제작 결함에 따른 리콜이 수입차 그리고 독일산에 많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현대차는 162회, 기아는 96회, 한국지엠 51회, 르노코리아는 34회, 쌍용차는 8회다. 상대적으로 국산차의 리콜 횟수가 매우 적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반면, 리콜 대상 대수는 현대차가 445만 2941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아(285만 3264대), BMW코리아(143만 1830대), 메르세데스-벤츠(73만 6757대), 한국GM(72만 9973대), 르노코리아(38만 39대), 쌍용차(18만 1275대)순으로 나타났다.

리콜 횟수로 표시된 수치가 우선은 어마어마하다. 박 의원실이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결과를 따져 보면 최근 5년간 국내 자동차 결함 시정 조치 횟수는 무려 6694건에 달한다. 매일 3.9건의 자동차 시정 조치 명령이 내려진 셈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수치다.

리콜 횟수가 이렇게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건 하나의 결함 내역에 따른 건수를 동일 모델의 세부 트림과 형식을 모두 구분해 총계를 잡은 때문이다. 예를 들어 BMW가 차량 화재가 이슈가 됐던 2019년 흡기다기관 결함 리콜의 경우 이렇게 대상 모델을 세분화하면서 108건이나 됐다. 같은 해 다카다 에어백 리콜도 160건으로 횟수에 포함됐다. 

통상 리콜 횟수는 결함 내역으로 구분한다. 앞서 언급한 2019년 흡기다기관 결함에 따른 리콜을 한 건으로 보는 식이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 리콜 통계에는 사진과 같이 동일 모델을 중복해 표시한 것도 많았다. 같은 결함이 발생한 같은 모델 그리고 세부 트림까지 모두 구분해 리콜 횟수에 포함한 결과였다.

이렇게 해서 터무니없는 리콜 횟수가 나왔고 모델의 세부 분류가 국산차나 다른 국가의 차보다 많은 독일산 그리고 BMW의 리콜이 가장 많은 것으로 호도됐다. 박상혁 의원실은 "국토부로 부터 받은 리콜 통계치를 언론사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리콜 횟수'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며 정정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뉴스는 "BMW 그리고 독일산 차량 리콜 횟수 최다"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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