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vs. 오리지널] 22. 모건 슈퍼 3 vs 스리휠러 '욕조 닮은 삼륜차가 너무 멋져'
[레트로 vs. 오리지널] 22. 모건 슈퍼 3 vs 스리휠러 '욕조 닮은 삼륜차가 너무 멋져'
  • 류청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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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은 작고 가벼운 차체와 단순한 구조를 바탕으로한 독특한 운전의 즐거움을 준 삼륜차로 유명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었던 삼륜차의 개념을 현대적 기준에 알맞게 되살린 모델이 슈퍼 3이다

모건은 1910년에 설립해 지금까지 100년 넘는 역사를 쌓아온 영국의 소규모 자동차 회사다. 오랫동안 차체 구조에 목재를 써왔고 여러 모델에 1950~60년대의 고전적 스타일을 고수하는 등 독특한 길을 걸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모건이 만든 여러 차 중에서도 특히 삼륜차가 유명한데,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오랫동안 삼륜차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모건이 2022년 2월에 공개한 새 모델 슈퍼 3(Super 3)은 브랜드의 전통을 잇는 최신 설계의 삼륜차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및 안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모건의 삼륜차 슈퍼 3 (출처: Morgan Motor Company)
강화되는 배출가스 및 안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모건의 삼륜차 슈퍼 3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모건이 슈퍼 3을 만든 이유는 이전 삼륜 모델인 스리휠러(3-Wheeler)가 점점 더 강화되는 배출가스 및 안전 규제에 대응하기 어려워진 데 있다. 소량 생산 모델에는 조금 덜 가혹한 규제가 적용되지만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에, 모건은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완전히 새로운 설계와 동력계를 갖춘 새 모델을 만들었다.

슈퍼 3의 차체 앞부분에는 원형 헤드램프와 서스펜션 구조가 드러나 있고, 사이클 펜더를 달아 모터사이클을 연상케 하는 앞바퀴도 차체 밖에 자리를 잡았다. 욕조를 닮은 짧고 단순한 형태의 차체는 탑승공간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고, 사이드 미러와 테일램프도 모터사이클처럼 차체와 가는 막대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뿐인 뒷바퀴는 차체가 감싸고 있어 겉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욕조를 닮은 차체 위로는 두 개의 롤오버 바가 설치되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욕조를 닮은 차체 위로는 두 개의 롤오버 바가 설치되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이전의 삼륜차들과 마찬가지로, 슈퍼 3 역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결합한 개념을 담고 있다. 좌석 앞에는 양쪽으로 나뉜 모습의 방풍 투명판이, 좌석 뒤에는 두 개의 둥근 롤오버 바가 설치되어 있다. 차체 옆에 있는 사이드 랙에는 다양한 재질과 디자인의 전용 가방이나 그물망 등 액세서리를 달 수 있다. 또한 차체 뒤쪽 위에도 랙을 추가할 수 있다.

주요 섀시 구조는 융해된 알루미늄 합금을 진공 성형하는 슈퍼포밍 공법을 사용해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차체 앞에 드러난 앞 서스펜션 지지 구조가 슈퍼포밍 공법으로 만든 부분의 대표적 예다. 보닛 안에는 포드의 직렬 3기통 1.4L 엔진과 마즈다 MX-5에 쓰인 5단 수동변속기로 이루어진 동력계가 자리를 잡았다. 이전 모델들에서는 차체 밖에 설치되었던 배기 파이프와 소음기는 차체 안으로 들어가 옆모습이 깔끔하다.

도어가 없는 탑승공간은 구성이 간결하고 내장재와 장비는 방수 처리가 되어 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도어가 없는 탑승공간은 구성이 간결하고 내장재와 장비는 방수 처리가 되어 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탑승공간도 아주 간결하다. 도어가 없어 차체 위로 트인 부분으로 타고 내리게 되어 있고, 두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은 등받이 모양이 둥근 차체 윗부분에 맞춰 좌우 대칭으로 둥글게 마무리되었다. 생활방수 처리된 두 개의 원형 계기는 네모난 틀에 담겨 대시보드 한가운데 놓이고, 3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스포크의 금속 재질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편의장비도 최소한만 갖춰 순수한 운전 재미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건은 1909년부터 삼륜차를 만들었다. 1936년에 처음 네바퀴 차를 내놓고 이후로 주력 모델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독특한 스타일의 삼륜차는 모건의 상징이자 정체성이었다. 초기 삼륜차는 1952년에 생산이 중단되었지만, 2012년에 스리휠러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스리휠러는 2014년에 섀시를 중심으로 대대적 개선이 이루어졌고, 이후 여러 차례의 작은 변화를 겪으며 2021년 여름까지 생산되었다.

슈퍼 3 이전 세대 삼륜차인 스리 휠러까지만 해도 공랭식 엔진이 차체 앞에 드러나 있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슈퍼 3 이전 세대 삼륜차인 스리 휠러까지만 해도 공랭식 엔진이 차체 앞에 드러나 있었다 (출처: Morgan Motor Company)

2012년에 나온 스리휠러는 1930년대 모델들의 디자인 특징을 살린 모습이 특징이었다. 앞바퀴 사이에 S&S 사이클의 공랭식 V형 2기통 2.0L 엔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고전적인 원형 헤드램프와 앞바퀴를 덮은 사이클 펜더, 엔진과 연결된 파이프를 차체 양 옆으로 길게 배치한 것, 단순한 형태의 차체는 뒤쪽을 둥글게 마무리했고 지붕 없이 외부로 노출된 좌석과 좌석 뒤의 롤 바, 모터사이클 스타일 사이드 미러 등이 고전적 분위기를 완성했다.

슈퍼 3에 영감을 준 또 하나의 모델은 모건 F타입(F시리즈라고도 부른다)이다. 1932년에 처음 나온 F타입은 V형 2기통 대신 포드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얹은 것이 특징이다. 엔진은 차체 앞에 노출된 라디에이터 뒤에 놓여 보닛으로 덮여, 앞모습이 그 무렵 나온 다른 차들과 비슷했다. 섀시도 일반 승용차와 비슷하게 강판을 프레스로 성형해 용접한 구조를 썼다.

라디에이터 뒤에 일반 승용차용 엔진을 얹은 F타입 모건 삼륜차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라디에이터 뒤에 일반 승용차용 엔진을 얹은 F타입 모건 삼륜차 (출처: Morgan Motor Company)

모건의 삼륜차는 작고 가벼운 차체와 단순한 구조를 바탕으로한 독특한 운전의 즐거움을 주기로 유명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었던 차의 개념을 최신 기술의 도움을 받아 현대적 기준에 알맞게 되살린 슈퍼 3은 진정한 브랜드 헤리티지란 어떤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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