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현대차와 기아의 8월 미국 판매량이 급증했다. 미국의 8월 자동차 판매량이 최대 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8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4% 증가한 6만 433대, 기아는 22% 증가한 6만 6089대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미국 시장 전체 브랜드의 평균치를 크게 뛰어 넘었을 뿐 아니라 올해 기록한 월별 실적 가운데 최고의 증가율이다. 현대차 성장은 SUV 차종이 주도했다. 싼타크루즈가 132% 증가한 2899대를 기록했고 베뉴(+67%), 싼타페(+32%), 투싼(+28%) 등 주력 SUV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차 모델 가운데 투싼이 1만 430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아이오닉 5는 1516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 5는 7월 1978대에서 크게 줄어 보조금 중단 영향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누적(1월~8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46만 8833대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재고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SUV, 친환경 라인업 중심으로 전력을 다해 남은 기간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아 역시 SUV 차종이 판매를 주도했다. 스포티지가 1만 2986대로 5개월 연속 기아 최다 판매 모델 자리에 오른 것을 비롯해 쏘렌토(+114%), 셀토스(+63.1%), 텔루라이드(+17.7%) 등 주력 SUV 모델이 선전하면서 판매량 전체를 끌어 올렸다. 기아 미국 법인은 신형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8월 기준 8.1% 감소한 누적 판매량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한편 같은 기간 토요타는 9.8% 감소한 16만 9626대, 혼다는 36.3% 감소한 7만 1461대에 그쳤다. 토요타와 다르게 현대차와 기아는 부품 이슈 완화로 재고에 여유가 생기고 있어 놀라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월 현대차 그룹과 토요타 그룹 판매량 격차는 3만 4000여대로 좁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