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산업 대위기 "미국에서 팽 당하고 중국산 초저가 밀려오고"

김필수 자동차 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8.28 07:39
  • 수정 2022.08.28 07:53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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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활성화는 수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국내 시장이 신차 약 170만 대 내외의 시장이다 보니 규모의 경제보다는 입증을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이 크고 이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큰 자신감을 얻는다. 덕분에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는 우리 기업들이 '포스트 무버'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현대차 그룹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는 세계 곳곳에 없어서 못 파는 인기 최고의 모델이 됐고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가속도를 높여 반도체, 배터리, 미래 모빌리티 등 다른 국가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하기를 바란다. 더욱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화두가 되는 상황에서 미래 모빌리티 선점은 더욱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전기차에 집중한 중국은 이미 글로벌 시장 과반을 차지했다. 기술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각 국가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침공에 비상이 걸렸다. 중동이나 동남아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근접 국가인 우리나라가 중국산 전기차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 전기차는 글로벌 최고 수준이지만 전기버스나 경트럭 등은 중국산 경쟁력이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국산 절반 수준이 가격 경쟁력은 기술적 우려에도 시장을 잠식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수요 절반을 이미 중국산이 차지했고 상당 부분은 중국산 모듈이 포함돼 있다. 국민의 세금이 중국산 전기버스에 몽땅 지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버스 보조금은 최대 1억 원을 비롯해 지자체도 수천만 원을 추가로 주면서 최대 3억 원에 이른다. 이는 중국산 전기버스 가격을 초과하는 것으로 우리 보조금으로 판매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매우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경트럭 시장도 중국산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중국산 경트럭 전기차가 상당 부분 국내 시장에 스며들었고 점유율도 급증했다.

따라서 우리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내년부터는 중국 BYD 등 전기 승용차도 진출할 예정이다.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산 전기차가 우리 생활 곳곳을 파고들고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우리 생각과 다르게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는 품질과 가격 등 가성비에서 절대 얕볼 수준이 아니다.

국내 시장도 본격적인 위기 국면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보며, 따라서 국제적 관례나 FTA 등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산차 보조금을 차단하고 초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 전기차가 대거 밀려 들어오는 대위기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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