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눈 뜨고 당했는데, 벤츠는 美 앨라배마 공장 EQS SUV 생산 개시

  • 입력 2022.08.27 08:33
  • 수정 2022.08.28 10:4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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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가 美 앨라배마 공장에서 순수 전기 EQS SUV 생산을 시작했다고 26일(현지 시각) 밝혔다. 벤츠는 올해 늦은 가을부터 EQS SUV 판매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EQS SUV는 미국에서 전량 생산해 전 세계로 공급될 예정이다.

벤츠 전기차의 미국 현지 생산이 빨라진 것은 최근 캐나다 정부와 협력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주요 광물 공급망을 확보한 덕분이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독일 경제계 대표단은 캐나다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광물 조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벤츠는 캐나다에서 조달한 리튬 등 주요 광물을 사용해 앨라배마 공장 인근에서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벤츠는 미 현지 생산 EQS SUV의 배터리 주행 범위가 300마일(482마일) 이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벤츠가 EQS SUV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배터리 광물도 북미산으로 제조하면서 최근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조건을 갖췄지만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플레법은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지 조건 이외에도 차량 가격이 8만 달러 미만이어야 하는데 EQS SUV 예상 가격은 10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는 같은 차급인 EQS 세단을 북미 시장에서 10만 30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벤츠는 그러나 EQS SUV 이후 EQE SUV 등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가격 조건에 맞는 전기차 EQE SUV를 같은 공장에서 올해 말 생산할 계획이다. 오는 연말 현지 생산 시작과 함께 판매에 돌입할 EQE SUV 가격은 8만 달러 미만으로 이전부터 예상돼 왔다. 따라서 EQE SUV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현지에 14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를 하면서도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당분간 받지 못하는 현대차그룹과 달리 벤츠와 아우디, BMW 등 독일 업체 상당수는 현지 생산을 통한 선제적 대응으로 충격을 최소화해 대비가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뒤늦게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하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인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착공 시기를 내년 상반기에서 올해 안으로 6개월 앞 당기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앞으로 상당 기간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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