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남성보다 높은 여성의 교통사고 사망률, 최신 모델일수록 낮아진다?

  • 입력 2022.08.25 11:45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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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교통사고 발생 때 조수석 탑승자를 포함한 여성운전자들이 남성탑승자보다 치명적인 상해를 입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이제 옛말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고속도로안전국(NHTSA)이 최신 차량일수록 남성과 여성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의 차이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NHTSA는 지난 2013년 ‘비슷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충돌사고 시 남성운전자의 사망위험과 여성운전자의 사망위험’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운전자들이 비슷한 충돌사고 발생 때 남성운전자보다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기존 연구결과를 업데이트한 ‘비슷한 물리적 충돌사고 떄 남성운전자 대비 여성운전자의 충돌사망 위험’이라는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1960~1999년형 차량의 경우 운전석과 조수석 여성탑승자의 사망률이 남성보다 19.9%나 높았지만 2000~2020년형 차량의 경우 9.4%로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남성탑승자보다 18.3% 높게 나타났던 1960~2009년형 차량보다 2000~2020년형의 경우 5.4%로 사망위험률 격차가 더욱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남성과 여성탑승자의 충돌사망률 차이는 차량의 안전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더욱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2015~2020년형 차량으로 한정할 경우 운전자는 남성과 여성의 사망률 차이가 0.5%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조수석 탑승자의 경우 남녀간 사망률 차이가 5.3%로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나이별로는 젊은 층의 경우 여성탑승자의 사망위험률이 남성보다 높지만 65세 이상의 노년층의 경우 남성탑승자보다 오히려 사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HTSA는 2000년대 이후 동일한 충돌사고 발생 때 여성운전자(조수석 탑승자 포함)와 남성운전자의 사망률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프리텐셔너 안전벨트와 듀얼 에어백 등 안전벨트 및 에어백에 대한 자동차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안전벨트 사용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캠페인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1969~2009년형 차량의 경우 충돌사고 때 탑승자의 안전벨트 착용율이 3분의 1 미만이었으나 2010~2020년형의 경우 탑승자의 83%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지요.

또한 NHTSA는 새로운 충돌테스트 인체모형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충돌사고 발생 때 남성과 여성, 어린이 등 인체의 유형과 신체크기에 다른 상해율을 평가할 수 있는 정밀한 컴퓨터 모델링을 개발을 통해 남녀노소간 상해격차를 더욱 줄이기 위한 새로운 안전기준 및 평가방법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한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똑같은 충돌사고를 당하더라도 남성운전자보다 여성운전자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었습니다. 

‘자동차 충돌사고 때 똑같은 물리적 충격에도 여성운전자가 남자보다 사망할 확률이 25% 이상 높다’는 GM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비롯해 미국회계감사원의 ‘차대차 충돌사고 시 여성이 남성보다 다치거나 사망할 확률이 52% 높은 것을 비롯, 모든 교통사고에서 남성보다 29% 더 다치거나 사망할 위험이 있다’, 프랑스 교통국의 ‘차량충돌 시 여성이 남성보다 똑같은 물리적 충력에도 20% 아상 더 많은 상해를 입는다“는 등의 다양한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했지요.

이러한 이유로는 차량을 개발할 때 안전벨트나 에어백의 설계기준이나 충돌안전테스트에 사용되는 인체모형이 성인남성(키 175cm, 몸무게 75kg)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체구가 왜소한 여성운전자의 경우 안전벨트가 체형에 맞지 않고 시트를 앞당겨 앉아 충돌사고 때 스티어링 휠과의 거리가 가까워 치영적인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1990년 중반 이후 프리텐션셔너 안전벨트와 듀얼에어백 등을 포함한 신차충돌안전테스트 프로그램(NCAP)의 안전기준 및 평가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차량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 NHTSA가 미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NO.208 및 214 규정을 강화함에 따라 조수석 에어백 등 탑승자 충돌보호 및 측면충돌테스트가 도입되면서 여성인체모형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어린이 및 유아 충돌테스트 인체모형이 잇달아 적용되었지요. 참고로 현재 NHTSA의 신차충돌테스트의 경우 정면충돌테스트의 경우 운전석에는 성인남성, 조수석엔 성인여성 인체모형을 탑재하고 있으며, 부분정면테스트에는 성인남성 운전자와 운전석 뒷좌석에 여성 인체모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측면충돌의 경우 운전석에 여성 인체모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신차충돌테스트에서는 정면충돌테스트에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여성운전자 인체모형을 부분정면충돌 및 측별충돌안전성 평가에는 성인 남성 인체모형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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