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중고차 의심부터' 침수차 이력 등록 2~3개월, 그 틈 노리는 악덕 업자들
'싼 중고차 의심부터' 침수차 이력 등록 2~3개월, 그 틈 노리는 악덕 업자들
  • 김필수 교수
  • 승인 2022.08.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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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침수차는 연간 약 5000대에서 1만 대 정도 발생한다. 요즘은 기후 변화로 변수가 많아졌고 올해는 국지성 폭우로 벌써 1만 5000대에 이르고 있다. 어느 해보다 많은 침수차가 등장했는데 보험사는 서울 지역 집중 호우로 고가의 수입차 피해가 발생해 울상을 짓고 있다. 3000대 넘는 수입차 피해 보상액이 900억 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2011년 발생한 우면동 산사태와 강남역 침수로 1000억 원이 넘는 보험료 지급된 적도 있었다. 문제는 그 많은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흘려들어 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소비자에게 침수차를 조심하라며 구별법을 알리는 일이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주의만 당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침수 중고차 거래 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고차 분야의 각종 문제 개선은 물론 이번 침수차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에 발생한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들어오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보험 전손 처리된 차량을 보험사가 재산 보전을 위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고차 업자에게 넘겨져 유통되는 경우다. 법적으로 침수차 전손 처리는 폐차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하고 있지만 제도에 허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하나는 보험사 자차 처리가 거부된 침수차와 자차 가입을 하지 않은 약 30%의 차량은 전손 처리가 불가능해 차주가 직접 매각해 중고차 업자에게 넘어가는 경우다. 대부분 중고차 업자는 투명하게 거래하면서 자정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침수차를 악용하는 일도 일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험사 전손 처리 과정은 폐차한 사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사각지대가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또 이력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꼬리표를 다는 방법도 있다. 전손 처리되는 차종 중 완전 침수차는 말할 필요 없고 발목까지 물이 찬 일부 침수차도 전손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차주는 극히 일부가 침수되었으나 수리비가 많이 들고 수리해도 찜찜하다며 전손 처리하고 신차로 바꿔버리는 일도 많다.

이러한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따라서 전손 처리 후 보험사는 이력을 면밀히 기록해 '부분 침수' 등도 기록하고 세부적인 문제점이 폐차할 때까지 따라다닐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보험사고 이력 정보인 '카 히스토리'를 통해 누구든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카 히스토리'는 보험 처리한 금액만 있고 세부적인 부분이 빠져 있다. 특히 침수 이력을 입력해 정보를 확인하는데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그사이를 악용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현장에서 폐차 사실을 확인하고 전문가 확인과 수리를 거쳐 중고차 시장에 나올 경우에도 모든 기록을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판매자는 침수차를 표시하고 이를 알고 구매하면 문젯거리가 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중고차 매매업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중고차에 침수차 여부를 기록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된다. 기록만이 침수차가 중고차로 거래되는 것을 막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보험처리가 거부되거나 자차 가입이 안 된 침수차는 기록이 남지 않아 더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아 중고차 시장에서 걸러낼 그물망을 촘촘히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성능점검기록기관의 책임 부여를 강화해 침수 여부를 세밀하게 기록하고 매매업자도 이 부분을 주지해 확인해줘야 한다.

침수차 여부를 고지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수시 관리·감독이 없어서 사실상 유명무실한 법이다. 따라서 국토교통부가 침수차 시장 진입을 확실하게 수시 관리 감독해 거르고 관련 기관과 협회 등의 자정 기능과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침수차가 중고차로 나오는 건 후진적이고 낙후된 제도의 탓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가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침수차는 물론 일반적인 사고 전손차 등이 멀쩡한 중고차로 둔갑해 소비자 피해,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가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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