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된다 피했던 차량용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진화로 '금도체' 시대 온다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8.14 07:59
  • 수정 2022.08.14 08:36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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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지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작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탓이다. 이 문제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답도 분명하지 않다. 적어도 2~3년은 더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도 우려스럽다. 더 많은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한 전기차 수요가 많아지면서 더 오래갈 것이라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

반도체 이슈는 코로나로 신차 판매가 급감하자 완성차가 주문량을 줄이면서 시작했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모바일이나 가전제품 수요에 집중했고 그사이 차량 수요가 늘어나면서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여기에 전기차의 급작스러운 증가와 내연기관차 퇴출, 전쟁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유가와 물가 급등 등 생각지도 못한 퍼펙트 스톰이 오고 있다. 기후변화,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앞으로 5~10년 사이가 시장은 급격한 혼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자동차의 변이다. 미래 모빌리티로 확대 변모하는 자동차에서 반도체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200~300개가 필요했던 반도체가 전기차는 약 500개, 자율주행기술을 심으면 800~1000개 이상으로 급증한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기술 수준도 이전이 달리 크게 높아지면서 요구사항이 많아졌고 가격도 따라 오르고 있다. 수요에 맞는 속도와 조건을 성숙하기 더욱 어렵게 된 것이다. 원래 차량용 반도체는 1980년대 초 전자제어엔진이 도입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전기·전자제어 시스템이 급증하면서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 수가 급증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공정이 복잡하고 외부 온도 등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 안전 등에서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반면 가격이 저렴해 제조사 입장에서 꺼리는 부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 글로벌 시장 6개 업체가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편협된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급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보는 시각이 크게 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로,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지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통합형 반도체 개발이나 높은 기능을 가진 반도체 수요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나 우리의 삼성전자 등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중에서 차량용 반도체 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또 신차 생산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의 확산 측면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향후 도시형 항공 모빌리티 시장인 UAM 시장 등에도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수요도 급증하고 있지만 자동차 제작사 자체적으로 수급을 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신차 출시 지연 등 계획적인 개발과 생산에 어려움이 커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의 내재화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완성차들은 배터리 내재화도 서둘러 더욱 능동적인 대처를 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팹리스’ 회사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삼성전자 등에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간다는 뜻이다. 융합형 모델로 강점을 가진 기업이 모이는 '적과 동침'이나 '이종 간의 결합'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기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는 동시에 반도체 대국이지만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은 단 3%에 불과하다. 고부가가치로 급변하고 있고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이제는 핵심적인 하이테크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설계·생산하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 핵심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최소 10% 이상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현대모비스가 설계하고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서 대만의 TSMC와 더욱 치열한 전쟁을 하는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최근 신정부에서 반도체 전문 인력 양산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서 더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용 하이테크용 반도체 설계 및 생산 핵심 국가로 떠오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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