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타이어 절반? 바닥 카페트 젖어 있거나 흙탕물 오염됐으면 침수차 판단

  • 입력 2022.08.11 07:57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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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에 시간당 9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주택가는 물론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인명피해는 물론 차량 5000여대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막대한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막대한 폭우피해는 며칠새  중부지방까지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이와 관련해 여러 언론사에서는 침수차량의 기준과 피해보상 등을 다양한 각도로 보도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행중 타이어가 1/2 또는 1/3 이상 잠기거나 엔진룸 내로 물이 유입되면 침수차로 봐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지요. 이러한 보도들이 모두 사실이지만 침수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80cm가 넘는 물웅덩이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정통 오프로드 SUV 모델들이 차량의 절반이상이 물속에 들어갔다고 해서 침수차로 봐야할까요?

많은 자동차 정비전문가들이나 중고차 진단평가사들 역시 침수차에 대한 기준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차량 실내바닥의 카페트가 젖어있거나 흙탕물로 오염이 되어 있는지 여부가 침수차를 구분하는 기준이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는 눈에 보이지 않은 수많은 구멍(Hole)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멍은 차체 내부공간으로 스며드는 수분 배출을 위한 배수구멍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각종 자동차 부품을 장착하기 위한 볼트자리는 물론 차량 경량화 및 충돌사고 시 충격을 흡수해 충돌로 인한 차체의 내부응력(충돌 등으로 발생되는 외부 힘에 의해 차체 내부에 생기는 압축응력)을 해소하기 위해 설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멍들은 범퍼나 팬더 등 외부 패널뿐 아니라 차체의 골격까지 변형되는 큰 사고로 인해 차체를 수리할 경우 차체를 올바로 교정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체 실내바닥이나 트렁크 바닥 등에는 이러한 구멍이 여러 개가 있고 일부분에는 평상시 고무패킹 등으로 구멍이 막혀있지요. 

평상시 주행중에는 수분이 바닥 구멍을 통해 차량 실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차량 외부 바닥이 어느 정도 잠기더라도 주행중에는 주행관성과 표면장력 등으로 인해 수분이 실내 바닥 구멍으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비가 많이 내리거나 물웅덩이를 지나더라도 도어나 트렁크, 보네트 등에 설치된 웨더스트립이라 불리는 고무실링 역시 실내로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해 줍니다.

그러나 침수된 도로에서 차량이 교통체증이나 서행 등으로 멈춰있는 시간이 오래되거나 엔진의 흡기계통으로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진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도로에 물이 급격히 차오르면 수입으로 인해 고무패킹이 빠지거나 여러 경로를 통해 실내바닥으로 물이 차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엔진룸이나 실내바닥에 있는 전기배선이나 커넥터들은 군용장비에 버금가는 방수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장시간 물에 잠길 경우 특히 흙탕물과 같이 이물질이 많은 탁한 물에서는 부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특히 각종 전자제어장치(ECU)나 대시보드에 있는 여러 전장시스템이  물에 잠길 경우에는 각종 경고등 점등은 물론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작동을 멈추게 되지요.

많은 전문가들이 침수로 의심되는 차량의 실내 바닥매트 상태를 가장 먼저 살펴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 등 친환경 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번과 같은 홍수피해로 인해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친환경차가 침수될 경우 혹시 탑승자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지 또한 일반 차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기차의 고전압시스템과 고전압 관련배선들은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밀 및 방수기능으로 밀폐되어 있습니다. 또한 만의 하나 홍수로 인해 침수되더라도 어지간해서는 물이 고전압 배터리 내부로 스며들지 않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고전압배터와 고전압 관련 제어시스템에는 수분감지 센서 적용돼 있어 혹시 모를 수분이 감지되면 안전을 위해 자동적으로 고전압 배터리 전원을 차단시킵니다. 

이와 더불어 고전압시스템은 차체를 접지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차와 달리 고전압 시스템은 차체와 통전되지 않는 독립적인 폐쇄회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차체로 고전압이 흐르지 않습니다. 이 또한 센서 등을 통해 차체와 고전압 시스템의 통전(누전)여부(기술적으로는 절연손실이라고 부릅니다)를 지속적 모니터링해 절연손실이 발생할 경우 결함코드를 발생시키거나 일부 차종의 경우 전원 자체를 차단시켜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차의 경우 혹시나 운행 중 침수지역을 만나더라도 어느 정도는 시동이 꺼지지 않고 운행이 가능하지만 가급적 침수지역을 피하거나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입니다. 

한 중고차 진단평가사는 “침수차의 경우 바닥매트 외에도 안젠벨트나 자동차시트, 트렁크바닥 점검 등 다양한 점검절차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특히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경우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비사들 역시 “내연기관차의 경우 평상시 빗물에 의한 오염보다 도로침수 등으로 흙탕물에 노출될 경우 부식이나 고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특히 차량 실내가 침수되거나 침수로 인해 엔진시동이 꺼진 시동을 걸면 엔진이나 변속기, 그 밖의 전기/전자부품 등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인근 서비스네트워크에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의 경우 만약 수분이 고전압 배터리로 들어간 경우에는 교환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운행하는데 특별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고전압 배터리가 파손되거나 누기 혹은 침수된 경우에는 전량 폐기하고 있다. 만약 전기차가 운행중 침수된 경우에는 즉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고전압시스템의 수분 유입 여부를 확인해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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