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보는 달라진 눈빛'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

  • 입력 2022.08.08 11:02
  • 수정 2022.08.08 11:04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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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한 산업 생태계에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됐다.

과거 반도체 가용성에 대한 위험 회피를 위해 다소 보수적 입장을 펼치던 완성차 및 부품 업계는 최근 생산 과정에서 반도체에 소요되는 영구적 비용을 포함시키는 등 보다 적극적 행보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 폭스바겐그룹, 포드 자동차 등 일부 완성차 업체는 새롭게 팀을 꾸려 반도체 제작 업체와 직접 협상을 펼치는 등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또 닛산 자동차 등 일부는 기존보다 더 긴 주문 기간과 더 많은 반도체 재고 확보에 관한 계약에 동의하고 로버트 보쉬, 덴소 등 주요 부품 업체 또한 반도체 생산 투자 확대에 나섰다. 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는 부품 설계 과정에서 반도체 설계자들과 협력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변화가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즉 더 높은 비용, 더 많은 투자,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위한 물량 확보 등 이전보다 많은 자본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방적 공급에 의존하던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계가 반도체 산업에 보다 적극적 자세를 펼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제작 업체는 이러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환영하며 최근 수급난과 관련해 상당 부분이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공급망 작동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과 비용 축소 및 위험 회피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제작사인 대만의 TSMC CEO C.C. 웨이는 "과거 완성차 업체의 경영진과 직접 소통을 해 본 경험이 없다"라며 "하지만 지난 2년 그들은 나를 가장 친한 동료인 것처럼 대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CEO 토마스 콜피드는 "자동차 업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위험을 더 이상 반도체 업체에 맡길 수 없다는 부분을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최근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포드 자동차는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협력 확대를 발표했다. 또 차량용 터치스크린 구동칩을 제작하는 시냅틱스는 "완성차 업체와 보다 직접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IT 분야 리서치 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2026년경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첫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한가지 예로 포르쉐 타이칸 수순전기차에는 현재 8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으며 폭스바겐그룹에 따르면 이 수치는 10년 후에는 2배 또는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 투자자 에반겔로스 시무디스는 "반도체 기술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은 완성차 업체들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며 알파벳, 구글, 아마존, 애플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관련 스타트업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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