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초대형 태풍 '산바'도 막지 못한 "K3"

  • 입력 2012.09.20 10:3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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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산고를 겪었던 기아차 준중형 K3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K시리즈의 완결판으로 2009년 개발을 시작해 총3000억 원이 투입된 기아차의 야심작이다.

K3는 현대차 아반떼, 쉐보레 크루즈 그리고 가장 최근 출시한 르노삼성 SM3 등 쟁쟁한 모델들과 경쟁하게 된다. 기아차는 이들 모델과의 격전을 승리로 연결 짓기 위해 스타일과 성능, 첨단 편의사양 3개 요소를 차별화된 ‘세 개의 가치’를 전면에 내 세웠다.

태풍 산바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 일원을 돌며 K3를 시승하고 세 개의 가치를 확인해봤다.

 

안정적인 비례, 돋보이는 균형감=프로젝션 램프가 적용된 헤드램프에 예리한 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하고 매쉬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로 전면부는 도발적이다. 후드의 길이를 최대한 늘이고 C필라를 늘인 숏 테이크 스타일을 적용, 쿠페와 같은 날렵함도 강조가 됐다.

팽팽하게 당겨진 듯 탄력 있는 보디와 A필라에서 트렁크 도어까지 간결하게 연결된 루프라인의 실루엣 덕분에 전체 이미지는 꽤 역동적이다.

인테리어는 소박하다. 대부분 표면을 매끈하게 처리하는 기존 차량들과 달리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의 안쪽에 물결무늬를 적용해 차별화했지만 센터페시아의 구조와 형상은 아반떼의 화려함과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가려질 전망이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조작 편의성을 높였고 시트의 재질, 슈퍼비전 클러스터의 비주얼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포르테와 비교해 전장(4560mm), 전폭(1780mm)은 늘어났지만 전고(1435mm)는 25mm가 낮아졌지만 2700mm의 축거로 실내 공간은 준중형 가운데 가장 여유롭게 확보가 됐다. 트렁크에 골프백과 보스톤백 4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준중형 모델은 아마도 K3가 유일할 듯싶다.

 

달리기, 저 중속은 만족...고속은?=시승차는 풀 옵션이 적용된 최고급 트림 노블레스로 가격은 1939만원이다. 아반떼와 같은 감마 1.6ℓ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 최고 140마력, 17.0㎏·m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연비는 ℓ당 14㎞, 구연비 기준으로는 16.7㎞/ℓ로 SM3(CVT 15.0km/ℓ)보다는 낮지만 아반떼(16.5㎞/ℓ)보다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여유로운 운전 공간에 자리를 잡고 시동을 걸면 매우 차분한 아이들링이 시작된다. 정숙성에 있어 최고라고 자부하는 르노삼성차 SM3보다 뛰어나다.

시동을 걸고 잡은 스티어링 휠은 3포크, 가죽으로만 처리됐다. 손이 건조한 운전자는 조금 불편할 정도로 지나치게 건조하고 매끄럽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일반 국도에서는 아반떼를 통해 증명된 것처럼 일반적인 출발 성능과 저속 및 중속 주행성능은 꽤 만족스럽다.

뭔가 달라졌다고 하는 점은 예전의 포르테보다 하체가 매우 견고하고 단단해졌다는 점이다. 서스펜션의 강도까지 더해져 커브길 과 같은 구간을 빠져나가는 탄력에 안정감이 느껴졌고 빠르고 경쾌해졌다.

스티어링 장력을 운전자의 기호에 맞춰 무게감을 조절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 시스템과 컴포트, 노멀, 스포츠 모드를 통해 좀 더 박진감 있는 운전을 즐길 수도 있다.

일반적인 속도까지 닿는 시간이나 승차감, 차량의 동작성이나 조향감과 제동 능력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다.

문제는 고속주행시의 불안감이다. 빠른 속도에서는 워낙 강한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차량 후미의 흔들림이 많은 시승운전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일반적인 속도에 다다르는 응답성은 뛰어났지만 고속에서 더 빠른 속도로 내 칠 때는 답답하다.

 

유보(UVO), 평행자동주차...첨단 편의사양 눈길=기아차가 K3 론칭 전, 홍보영상으로 제작한 드라마 추적자의 패러디 광고를 재현해봤다. 룸 미러의 UVO 버튼은 누르고 관제센터가 차량 도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사항 등을 가상으로 설정해 차량을 멈추도록 요청했다.

신고가 접수되고 경찰 차량이 도난 차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갑자기 차량에서 경적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곧 이어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1분 정도가 지나가 K3는 완전히 멈추고 말았다.

어느 정도의 운전경력을 갖고 있어도 쉽지 않은 공간에 안전하게 평행주차를 하는 능력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런 기능들을 모두 경험하기 위해서 지출해야 하는 부담만 크지 않다면 누구에게나 유용한 기능들이다.

기아차가 목표로 하고 있는 K3의 월 판매목표는 5000대다. 사전 예약대수가 6000대로 알려진 만큼 분발을 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목표다. 기아차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년 후 차량 잔존가치를 최대 62%까지 보장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다.[강원=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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