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억 원, 보조금만으로 살 수 있는 중국산 전기 버스...시장 절반 잠식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7.31 07:27
  • 수정 2022.07.31 07:36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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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은 이제 전방위적이다. 일반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전환이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배터리 원자재 등 전기차 전환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지만 이러한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전기차는 이제 대세가 됐다.

전기차는 일반 승용차는 물론이고 버스나 트럭 뿐 아니라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로도 확산했다. 문제는 전기차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다. 최근 전기 승용차는 70~100kWh 배터리가 보편화하고 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다.  

또 너무 빠른 전기차 전환으로 정비, 교육, 생산직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전기차 화재 등, 비상 시의 대처 방법도 아직은 허술한 부분이 존재한다. 동시에 각 국가별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기술적 융합으로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가 도출되는 관계로 주도권 싸움은 앞으로 더 치열해 질 것이 분명하다. 

전기차는 일반용도 중요하지만 택시나 버스 등 상용 부분 전환에 효과가 큰 만큼 정부나 지자체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환경적 한계를 대량의 무공해차 교체로 효과의 극대화와 상징적 의미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버스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대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고 도로에서의 오염 정도에서 중요한 개선 대상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도로에서 전기 버스를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전기 버스 보급에 따른 효과도 나타나고 있고 국민 반응도 긍정적이다. 정부에서는 저상버스는 국토교통부에서 1억 원을 보조해주고, 전기버스는 환경부에서 1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 각 지자체 지원금도 수 천만 원에 달해 전체 전기차 전체 보조금은 2억 5000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에 이른다. 최근 국내 최대 운송업체가 수입한 중국산 전기버스 가격은 3억 원 아래다.

국산차보다 1억 원 이상 저렴한 가격덕분에 국내 전기버스 대부분을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다. 특 중국산 전기버스는 워낙 큰 시장에서 우리보다 앞서 실제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기술적 검증을 거쳐 품질과 가격에서 국산차와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 공급되기 시작해 이제 전체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 국내산으로 여기는 전기 버스도 핵심 부품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대 3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지원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전기버스는 비용 한 푼 들이지 않고 보조금만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산 전기버스를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버스에 시장은 시장대로 점령당하고 그 비용을 우리 혈세로 부담하는 꼴이다. 국산 배터리와 국산 전기버스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으나 FTA 협정국으로 차별화된 보조금 지급은 국제 문제가 될 수 있고 그렇게 할 만한 상대도 아니라는 점이 고민이다. 제작 전 연구개발비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자문위원으로 제안해 왔지만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무엇보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한다면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수소버스 활성화다. 수소버스는 비용이 높고 충전소 등 여러 면에서 고민이 많은 대상이기는 하다. 미래에는 수소전기차가 궁극의 차로 자리매김하겠지만 아직은 빠르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수소전기차 보급 대상을 승용에서 상용차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싶다.

새로운 정부도 버스, 트레일러, 선박, 기차와 트램, 건설기계 등 수소 전기 상용차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소 모델은 내연기관차 중 가장 오염원 배출이 큰 디젤차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 기술이다. 이렇게 방향을 틀면 중국산 점령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전기버스 상당 부분을 수소버스로 전환해 활성화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수소버스를 활성 보급한다면 차고지 중심으로 구축할 수 있는 충전소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무공해차 보급은 필연적이고 결국 전기차와 수소차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시장을 점령하고 국내 산업은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수소버스는 모빌리티용 수소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 기술에서 우리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다. 중국산 전기 버스가 국민 혈세로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지켜봐서는 안된다. 올바른 정책방향으로 우리의 기술력이 우리의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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