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폭염을 버티는 슬기로운 방법 '냉각수' 아리수는 되고 백산수는 안돼

  • 입력 2022.07.28 11:00
  • 수정 2022.07.28 11:03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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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폭염 주의보가 발생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또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장거리 운행이 많아지는 만큼 에어컨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여름은 자동차 엔진이 평소보다 부하를 많이 받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에어컨 관련 점검은 물론 엔진 냉각계통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엔진 냉각수는 겨울철을 앞두고 점검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여름철에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자동차 냉각시스템은 라디에이터와 냉각팬, 냉각수온조절기(서모스탯), 수온센서, 워터펌프 등으로 구성되는데 워터펌프가 엔진 냉각수를 강제 순환시켜 엔진 실린더와 실린더 헤드에 워터제트(Water jet)라는 통로를 통해 엔진에서 발생되는 열을 식혀줍니다. 

그리고 뜨거워진 냉각수를 라디에이터에서 주행풍과 냉각팬을 이용해 다시 차갑게 만들어줍니다. 자동차 내구성이 좋아지면서 과거처럼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주변에서 엔진과열(오버히트)로 인해 보닛을 열어놓고 오도 가도 못하는 차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차들은 전자식 서머스탯과 전동식 워터펌프가 적용되면서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비교적 단순했던 냉각 라인이 더욱 복잡해졌을 뿐 아니라 한 두 개에 불과했던 냉각수온 센서는 일부 차종의 경우 8개 이상 적용되어 있기도 합니다. 베테랑 정비사라 할지라도 전자식 냉각 시스템을 접해보지 않은 경우 고장진단이나 정비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엔진 냉각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으로는 라디에이터 누수나 코어 막힘, 냉각수온 조절기의 고착(왁스형의 경우), 라디에이터 캡 고장, 드라이브 벨트 및 텐셔너 마모 및 장력부족, 냉각수온 센서 오작동 등이 있습니다. 여름철 엔진 냉각시스템의 대표적인 고장증상인 엔진과열(오버히트)은 냉각수 부족 또는 냉각수 순환이 불량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엔진 냉각수(Coolant)는 순수한 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에틸렌글리콜과 같은 빙결 방지제와 방청제 등 각종 첨가제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엔진 냉각수를 흔히 ‘부동액’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겨울철에도 얼지않도록 하는 빙결방지제가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물은 냉각수 통로를 순환하면서 녹을 발생시키고 영하의 날씨에서 얼 수 밖에 없는데 아시다시피 물이 얼 경우 체적이 약 9% 정도 증가하므로 라디에이터나 엔진 실린더가 파손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 물은 100℃에서 끊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 엔진을 제대로 식혀주기가 어렵습니다. 에틸렌글리콜과 같은 빙결방지제는 –30℃ 이하에서도 얼지않고 끊는점 또한 130℃ 이상이므로 겨울철 냉각수 결빙방지는 물론 여름철에도 냉각시스템의 성능을 안정화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산화방지제와 같은 각종 첨가물은 냉각수회로 내부의 녹 발생을 억제하고 물 때를 제거하는 등 냉각수가 냉각순환 회로를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이러한 엔진냉각수는 밀폐된 냉각회로를 순환하지만 엔진 내부 열 등으로 인해 일부가 증발해 조금씩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수시로 점검하고 냉각수량이 부족할 때는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이 때에는 가급적 자동차 매뉴얼에 있는 규격(순정)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냉각수라 할지라도 냉각수 안에 함유된 첨가제가 다르기 때문에 화학작용에 의해 냉각수회로에 부식 등이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냉각수의 부동액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액의 농도가 35% 미만이거나 65%를 초과할 경우 엔진내부에 부식이 발생하거나 냉각성능이 떨어져 오버히트를 발생시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냉각수가 부족하거나 부동액 농도가 너무 높으면 엔진냉각 성능이 떨어짐은 물론 엔진소음이 커지거나 출력이 떨어지기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엔진 냉각수를 구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빗물이나 수돗물, 증류수로 부족한 냉각수를 보충해 준 후 정비업소를 찾아 냉각수 농도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냉각수를 보충할 경우에는 지하수나 마트 등에서 파는 생수를 사용할 경우 철분성분으로 인해 엔진 냉각수회로를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생수는 냉각수 보충용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수돗물인 아리수 생수는 사용해도 괜찮다는 것이 정비사의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장거리주행을 할 경우 비상용으로 한 두 개 정도는 차에 비치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엔진 냉각수는 한 가지 부동액만으로 관리할 경우를 제외하고 조금이라도 다른 종류의 부동액이 섞일 경우 또는 부동액 농도가 낮아질 경우 2년에 한 번씩 냉각수를 교환해야 합니다. 냉각수 교환 때에는 일반적으로 라디에이터의 드레인 코크를 열어 냉각수를 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라디에이터 내부의 냉각수만 빠지므로 정비업계에서는 가급적 부동액 교환기와 같은 전용장비를 이용해 교환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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