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식 칼럼] 최종 승인 임박 현대차 美 조지아 공장, 경제 불확실성에 커지는 우려

  • 입력 2022.07.20 09: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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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2일 환담을 마치고 걷고 있다. 

美 조지아州에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 구상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불확실성에 글로벌 기업들이 신규 투자 계획을 중단하거나 취소 또 축소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현대차 역시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기 전후에 맞춰 현지 전기차(EV)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해 총 6조 3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 달 21일에는 조지아주와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 협상을 벌였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 건설에 조지아 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검토해왔고 최근 마지막 승인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Savannah Economic Development Authority)은 8100여 명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조건으로 세금 감면 등 지원 규모를 논의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최종 승인의 세부사항이 이번 주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리비안에 제공했던 약 15억 달러(1조 9000억 원)와 비슷한 규모에서 법인세 완전 감면과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의 부가세 면제 등 세금 감면과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을 유치하고 신규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조지아 주, 그리고 전기차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미국에서 새로운 거점이 필요한 현대차 그룹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현대차 그룹이 이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현대차 미국 몽고메리 공장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기존 계획을 취소 또는 축소하고 있다. 직원을 줄이고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도 나서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하반기 더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 그룹의 조지아 주 공장 신설은 연일 최고치를 찍는 환율 상황에서 계획보다 많은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그룹은 미국 조지아 공장 신설과 함께 올해 임단협에서 내년 착공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국내에 현대차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는 특별 햡의서를 마련했다. 현대차가 국내에 공장을 짓는 건 29년 만의 일이지만 여기에 들어갈 신규 투자금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지출을 축소하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10조 원 이상 신규 투자 부담을 안게됐다.

신원 밝히기를 꺼린 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로 두 곳의 신규 공장 설립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라며 "정의선 회장이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또 노조와 한 약속 때문에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이 뻔한 상황에서도 현대차 그룹은 발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 그룹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신규 공장 설립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같은 방식으로 기존 공장을 전용 생산 시설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대부분은 기존 시설 전환으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 그룹도 이렇게 전동화 전환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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