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배터리 정책 지원 주요 경쟁국 절반에도 못 미쳐...11개 항목 중 단 3개

  • 입력 2022.07.19 12:5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차 시장 패권을 놓고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주요 국가들이 차량 배터리 연구 개발과 대중화, 폐배터리 활용 대책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적극적인 정책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정부 지원 수단은 중국의 30%,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과 배터리 연구 개발과 제조 및 생산, 판매, 충전 및 교환, 재사용 및 재활용 등 배터리 정책 지원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경쟁국이 막대한 비용과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전기차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주요국의 차량 배터리 정책 및 기술 동향'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주요국은 주행거리 및 에너지 효율 향상, 충전 시간 단축 등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 개발과 함께 배터리 생산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지원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에너지부 주도로 2차전지 기초연구에서 차세대 전지 개발에 이르는 연구개발(연구·개발)을 폭넓게 지원하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리튬 니켈 흑연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생산 및 가공을 위해 광산 기업에 7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신규 및 전환 시설에 대한 지원도 펼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총 50만 개 충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향후 연간 5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밖에 개인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최대 7500달러, 자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에 500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연구 개발에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

2025년 배터리 자급률 100%를 목표로 하는 EU도 같은 시기 600만 대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총 61억 달러를 투입해 역내 배터리 자급자족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는 또 이때까지 100만 개에 달하는 충전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배터리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을 정하는 등 폐배터리 수거 및 재활용 관련 제도 정비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우리보다 늦게 전동화에 시동을 건 일본은 차세대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전고체 중심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는 23개 기업과 15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결성했고 일본 정부는 1510억 엔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내 전기차 관련 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중국은 2025년 전기차 비중 20%를 목표로 배터리 생산기업 소득세율 대폭 인하,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 전기차 보조금 추가 혜택으로 전기차 시장 확장에 대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 개발로 최근의 배터리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 극대화를 위한 기술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이상 그리고 주행 거리가 16~20% 이상 향상한 4680(지름 46mm, 높이 80mm)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LG엔솔 삼성 등도 4680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적고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주행거리가 긴 전고체 배터리도 곧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급변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 정책은 이들 주요국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총 11개 항목별 배터리 정책 수단을 비교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동연구 등 연구·개발 지원과 전기차 보조금 지원, 배터리 충전 및 인프라 구축 지원 단 3개 항목만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국 대부분이 향후 배터리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는 원료 생산과 가공, 공장 건설과 개조, 폐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대책 등은 대부분 검토 중이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주행거리 및 에너지 효율 향상 충전 시간 단축 등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과 함께 배터리 생산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폐배터리 배출이 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활용 및 재사용 규제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