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올인했는데 '넥쏘는 천덕꾸러기' 지금 방향 틀어야 달린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승용차보다 대형 화물차 등 상용차로 우선 순위 바꿔야

  • 입력 2022.07.17 08:00
  • 기자명 김필수 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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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전기차는 가장 확실한 미래 무공해 모빌리티의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지구 무한 물질인 산소와 수소를 결합해 에너지를 만들고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기에서 추출하는 산소와 달리 수소를 얻는 과정은 복잡하다.

수소는 '에너지 소스'가 아닌 '에너지 캐리어' 즉 여러 물질에 많이 포함돼 있지만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 때문에 효율성을 지적 받기도 한다. 전기 에너지를 수소 추출에 사용하지 말고 전기차에 바로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 다변화 측면, 특히 수소의 저장성을 고려하면 효율과 활용성에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 수소 전기차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수소를 빠르고 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를 관건으로 하고 있다. 현재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 그리고 천연가스 개질화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무공해라고 얘기하는 에너지, 수소를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따라서 미래 수소 에너지는 '그린 수소'를 주류로 해야 한다. 물 전기 분해로 수소를 뽑는 '수전해 방식'을 활용하고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를 신 재생 에너지 등 무공해 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얻어야 진정한 무공해 에너지에 가깝게 된다. 물론 이 방식이 제대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지난 정부는 친환경 정책의 전면에 '수소 경제'를 내세웠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홍보대사 역할을 했을 정도로 관심을 가졌지만 현재까지 연결된 것은 없다. 돌아보면 전 정부의 수소 정책은 거품이 많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직 수소 전기차를 활용하기에 인프라 문제 등 해결과제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수소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수소 전기차를 개발을 못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민간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려면 해결 과제가 많은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보급되는 승용형 수소 전기차만 해도 대중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 

내수 시장보다 수출 활성화가 절실한데 해외 시장 대부분은 테스트베드 상황에 그치고 있어 국산 수소 전기차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혼다 '클레리티'는 지난해 단종이 됐고 현대차 '넥쏘'와 도요타 '미라이'의 성과나 경쟁도 밋밋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넥쏘와 미라이는 팔수록 적자가 쌓이면서 후속 모델 개발도 이뤄지지 않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은 우리나라 수소 충전소도 135기 정도에서 멈춘 상태다. 신정부가 수소 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방향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바뀌고 있다는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제 현대차도 수소 전략의 방향을 틀 때가 됐다. 

우선은 수소 경영의 전력을 승용에서 상용 모델로 집중해야 한다. 승용 모델은 현대차 수소 시스템을 과시한 성과의 수준에서 멈추고 수소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용차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장거리 화물차, 기차나 트램, 선박, 건설기계와 중장비를 말한다. 특히 디젤 엔진을 대체할 방법이 없는 중장비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 오르면서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 주도로 수소 생태계 구축에 전력을 다한 현대차 그룹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 전기차 개발을 시작으로 4년 전 스위스 등에 세계 최초의 수소트럭 '엑시언트'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청소차, 도로 청소차 등도 디젤 엔진을 효율적으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이런 장점을 상용차에 적용해 극대화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정부나 현대차 그룹의 수소 정책 방향이 최근 상용차 중심으로 가려는 것으로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상용 수소 전기차에 전력을 더 집중하고 더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에너지를 대량을 사용하는 장거리 상용차 특성상 효율성, 그리고 차고지 중심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수소에 대한 저변을 넓히고 사용자 인식을 바꾸고 관련한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지금은 전기차 시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소 전기차가 당연히 미래 모빌리티 중심이 되겠지만 어쨋든 지금은 전기차의 시대다. 수소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고 앞서 나간다고 해도 승용 경쟁에서 전기차를 이길수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지금 당장 전기 에너지가 대안이 될 수 없고 더 긴 미래 수소 시대가 올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형 상용 수소 전기차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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