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콜콜] 미래 전쟁 승패 좌우할 '지상무인차량' 무차별 민간 살상 우려도
[시시 콜콜] 미래 전쟁 승패 좌우할 '지상무인차량' 무차별 민간 살상 우려도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2.07.12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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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MQ-9 Reaper

미군이 최근 벌인 전쟁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승리할 수 있었던 건 드론(Drone)을 내세운 항공권 장악이다. 소리 없이 적의 심장부를 노려 파괴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드론은 현대전 승패를 좌우하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 드론은 이제 목표를 찾아가 정밀 폭격하는 단순 공격 무기에서 저격용 화기와 같은 개인 살상용 무기를 탑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가장 최근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도 드론이 대거 등장했다. 이 전쟁에서 드론은 탐지와 확인 그리고 추적과 조준을 통해 교전을 하고 사상자의 수, 목표물이 파괴된 정보까지 보고하는 킬체인(Kill Chain)이 됐다. 우크라이라는 여기에 더해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천문학적 비용과 고도로 훈련된 인력을 필요로 하는 전투기 대신 마치 게임을 하듯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드론이 미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때가 임박했다고 전망한다.

이런 전쟁의 양상이 이제 지상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군용 지상무인차량(Unmanned Ground Vehicle, UGV)이 속속 등장하면서 영화에서나 봤던 로봇들이 전투를 벌이는 일이 곧 현실화할 전망이다. 무서운 것은 드론과 함께 AI 기술이 적용된 UGV가 독자적 판단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편이 아니면 누구든, 무차별 사살이 가능한 전투 로봇의 등장이다. 

현대로템 HR-셰르파

지금까지 UGV는 지뢰를 탐지하거나 구조를 위한 역할에 한정돼 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수년 전 개발한 플랫포마-M(Platforma-M)은 7.62mm 기관총과 4개의 유탄발사기로 중무장한 무인차다. 48시간 전장을 누비며 정보를 수집하고 정찰 임무와 필요하면 적으로 간주하는 모든 대상을 살상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미 여러 전장에서 플랫포마-M을 실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특히 전투용 로봇인 URAN-9를 비롯해 더 강력한 살상 무기를 장착한 UGV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비한 미국의 UGV 기술은 러시아, 중국에 비해 뒤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토가 아닌 원거리 지역 전쟁이 많은 특성상 드론과 같은 항공 전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역시 도심지 전투에 쓰기 위해 중화기로 무장한 UGV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투원 수송 및 공병용으로 쓰일 다목적형 SMET(Squad Multi-Purpose Equipment Transport), 그리고 각종 화기로 중무장한 전투용 RCV(Robot Combat Vehicle)는 시험 평가 단계에 있다.

중국과 호주, 이스라엘과 독일 등 군사 강국들 역시 UGV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간이 수행하기 쉽지 않은 고난도 작업을 담당하던 UGV가 고도의 AI 기술이 적용된 전투 로봇으로 진화하는 셈이다. 그리고 하늘과 지상에 이어 바다와 수중에서 전투가 가능한 로봇 개발도 각국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래 과학기술이 구현된 지상전투체계인 '타이거(TIGER)' 작전의 일환인 'Army TIGER 4.0' 전략에 맞춰 무인 전쟁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군은 드론, 로봇, 전투차량 등이 통합된 1개의 Army TIGER 시범 여단을 운용하고, 2040년까지 모든 보병여단을 Army TIGER 4.0부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러시아 플랫포마-M(Platforma-M)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군용 지상무인차량 개발 동향'에 따르면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무인수색 차량이 탐색 개발을 끝내고 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의 양상이 드론과 UGV 경쟁으로 확산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지상무인차량 시장은 2021년 31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30년 56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이 고정밀 지도를 따라 잘 정비된 도로를 달리는 것과 달리 UGV는 야지(open fields)에서 기동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이러한 기술이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에 적용될 경우 빠른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려도 크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전투 시스템이 민간인을 위협할 수 있고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 제기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로봇 공학과 AI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무인 자율 공격용 무기의 개발과 테스트를 전면 금지해 달라는 탄원서를 UN에 제출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의 UGV 기술이 어느 단계에 접어들었고 어느 용도에 사용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거나 수많은 영화에서 봤던 기계의 반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도덕적 개념과 한계를 정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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