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테크] 전기차 배터리는 왜 100% 충전을 하지 않을까?

  • 입력 2022.06.20 11:00
  • 기자명 김아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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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구동하는 고전압배터리는 내연기관차가 연료가 없으면 주행할 수 없는 것처럼 배터리의 충전용량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지므로 배터리의 충전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동차 조사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사용자가 뽑은 전기차 단점’ TOP5가 모두 배터리 충전과 주행거리에 관한 내용일만큼 전기차 운전자의 배터리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운전자는 내연기관차의 연료를 가득 채우는 것처럼 당연히 전기차 배터리도 100% 충전되는 것을 원하지만 사실상 배터리를 100% 충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 공공충전소의 경우 일부 전기차 운전자의 충전기 독점을 방지하고 여러 사람이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급속충전기의 충전시간을 30~40분으로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충전제한이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또는 휴대용 충전기로 충전할 경우에도 최소 6~9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배터리를 너무 오랫동안 충전할 경우 배터리의 온도가 올라가 고전압시스템 회로가 망가지거나 배터리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시스템이 배터리가 과충전되지 않도록 충전전류가 차단하기도 합니다. 이론상 또는 실제 전기차 클러스터의 배터리 충전게이지가 100% 충전되었다고 표시되지만 사실은 전기차 배터리는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처럼 100% 충전은 돼지 않습니다.

전기차는 일반적인 가전제품과 달리 회생제동이라는 특유의 충전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전기차는 충전된 배터리용량으로 주행되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회생제동시스템을 이용해 주행중 브레이크를 밟거나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때 감속할 경우 버려지는 열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만약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태로 주행할 경우 이러한 잉여 전기에너지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과충전이 발생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충전게이지가 100%라고 표시되더라도 실제 배터리 충전량은 이보다 조금 낮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자동차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배터리 충전용량의 3~5% 정도의 설계마진(Margin, 안전여유)을 두고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게이지가 100%라도 실제로는 95% 정도 충전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이것은 마치 내연기관차가 주유등에 불이 들어와도 50km 내외까지 운전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전기차의 경우도 배터리용량이 부족할 경우 배터리경고등이 점등되는데 이 때 약 20~30km까지 주행 가능합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상태뿐 아니라 방전효율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충전상태(잔존욜량)를 SOC(State of Charge)로 표현하는데 80% 이상인 경우 과충전 그리고 20% 미만인 경우 과방전으로 인식합니다. SOC가 배터리가 얼마나 충전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지표라면 이와 반대로 배터리가 얼마나 방전되었는지를 표시하는 방전심도 또는 방전깊이(Depth of Discharge)는 배터리의 수명과 관련이 깊습니다. 

DOD는 SOC가 100%인 경우 0%, SOC 0%는 DOD가 100%로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데요 배터리의 수명은 배터리의 충방전 시 처음 용량의 80%에 도달할 때까지의 충방전횟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배터리의 충방전횟수는 1000회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를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SOC가 30~70% 사이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배터리가 100% 충전된 상태에서 100% 방전될 때까지보다 배터리 수명이 3~4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구간을 전문용어로 플래토(Plateau, 배터리출력 안정영역) 구간이라고 하는데 특히 플래토 구간의 중심구간에서 사용할 경우 100% 충방전할 때보다 10배까지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개최된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만난 전기차배터리 충방전테스트기기 업체 관계자 또한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는 완전 방전하더라도 2~3일 후 일부 다시 활성화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전기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배터리의 경우에도 30~80% 사이에서 충전하는 것이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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