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맞먹는 '재규어 F 페이스' 청력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시끄러운 차 1위

  • 입력 2022.06.14 14:12
  • 수정 2022.06.14 14:1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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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얼마나 조용한지에 따라 상품성이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무소음에 가까운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자 '내연기관'의 달달한 진동과 소음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전기차 실내 소음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음치보다 낮은 30~40데시벨(dB) 수준이 보통이다. 조용한 주택의 거실과 비슷하다. 달리는 중에도 60dB 수준에 머문다. 

워낙 조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보행자가 차량의 접근을 알아채지 못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인공의 소리로 소음을 발생시키는 규제가 등장했다. 유럽에서는 시속 20km 이하에서 56dB 이상~75dB 이하의 소음이 발생하게 했다.

미국과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에서 전진과 후진할 때 인공적인 소음 장려 정책을 도입했다. 우리나라 소음 규제는 배기구 주변을 기준으로 차종에 따라 소형 승용차는 100dB 이하, 최대치는 최고 출력이 195마력을 초과하면 105dB로 제한한다. 

강제로 소리를 내야 하는 전기차와 다르게 내연기관차는 100년 넘게 소음과 전쟁을 벌여왔다. 고성능 슈퍼카의 사운드와 다른 일반 자동차 소음은 운전 피로도를 높일 뿐 아니라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자동차 업체는 엔진과 타이어는 물론 차체의 강성, 저소음 소재, 진동을 흡수하는 댐퍼나 이중흡차음 유리 등 소음원을 줄이거나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과 같은 차폐 기술로 자동차를 조용하게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있는 자동차 가운데 몇몇은 받아 들이기 힘든 엄청난 소음으로 악명이 높다. 영국의 차량 인증 기관(VCA) 자료에 따르면 현지 판매 차량 가운데 가장 시끄러운 차는 재규어 F-페이스 SVR이다. F-페이스의 소음 측정치는 무려 86dB. 이는 철로변이나 지하철이 역 안으로 진입할 때 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70dB 이상의 소음을 반복적이고 장기적으로 경험할 때 귀가 손상돼 청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5.0ℓ 슈퍼차저 V8 엔진을 탑재한 F-페이스는 국내에서도 시끄러운 차로 악명이 높다. 재규어 F 페이스에 맞먹는 차는 기아 프로씨드다. 국내에서는 팔리지 않는 차지만 프로씨드 1.6ℓ 버전의 소음치는 79.68dB로 인증받았다.

시끄러운 차 톱3에는 이들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 GLE 쿠페(78.50dB)가 포함돼 있다(표 참조). VCA 소음 인증치를 브랜드별로 모아 평균치를 계산한 결과는 전혀 다르다. 전체 모델의 소음 평균치를 기준으로 가장 시끄러운 브랜드는 로터스(73.65dB)였고 영국 수제 자동차로 유명한 모건(73.60dB)과 맥라렌(73.17dB)이 뒤를 이었다.

이쯤에서 눈치를 챘겠지만 시끄러운 차 대부분은 디젤차다. 반면 가장 조용한 차는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이 전기차였다. 수치상으로는 렉서스 UX 300e가 62dB로 가장 낮았지만, 전기차 대부분은 65dB을 넘지 않았다. 자동차의 소음이 탑승자에 미치는 영향, 보행자의 안전과도 연관이 있지만 제원으로 표시되는 규정은 없다.

한편으로 조용한 차를 극도로 기피하는 운전자도 있기는 하다. 배기구 튜닝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야 직성이 풀리는데 한 여름밤 이런 차들 때문에 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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