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플의 카플레이 확장 '애플카 출시에 눈 돌린 사이' 미래차로 질주 

  • 입력 2022.06.08 15:3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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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300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애플(Apple)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에 야심을 드러냈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차세대 카플레이(CarPlay)는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일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하던 기존 제한된 설정에서 차량과 더 긴밀한 통합을 통해 계기판과 공조 장치 등의 영역을 아우른 통합 소프트웨어로 발전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향후 실시간 주행과 자율주행 시스템의 확장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어 미래차 핵심으로 떠오르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간으로 6일,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를 열고 자사 차세대 제품군에 탑재될 신규 운영체제 'iOS16'과 자체 설계한 2번째 최신 칩 'M2'를 공개했다. 

특히 이날 애플의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선보이며 핀데크 생태계로의 확장 가능성 그리고 차세대 카플레이를 통한 미래차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애플은 이날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랜드로버,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포드,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14개 업체의 로고를 선보이고 내년 말부터 강화된 차세대 카플레이의 도입 계획을 밝혔다. 애플의 차세대 카플레이는 자동차와 아이폰을 연동해 계기판을 비롯해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한 차량의 수많은 정보를 한눈에 표시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계기판 속도계는 물론 엔진 회전수, 연료 게이지 등을 확인할 수 있거나 그래픽을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조 시스템과 기존 인포테인먼트 제어 등도 가능하다. 

관련 업계는 애플의 차세대 카플레이의 경우 차량의 실시간 주행 시스템과 맞물려 사용되는 부분에 주목했다. 이는 잠재적으로 자율주행 시스템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정의 한 단계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앞서 완성차 업체는 이른바 '애플카'를 통한 애플의 시장 진출을 경계해 왔다. 과거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선점하던 휴대폰 시장이 애플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진출 후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의 이런 경계심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며 더욱 확대된다. 일각에선 전기차에서 자율주행으로 진화를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에 빗대어 상상을 초월하는 신규 부가가치 창출을 전망한다. 완성차 업체의 입장에서 시장의 이런 변화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기회보다는 위기의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또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점점 대형화되는 실내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부분도 향후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향후에는 누가 이런 디스플레이에 사용될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인지, 차량에 탑승한 고객과 주고받는 데이터를 제어하고 차량의 실시간 이동 데이터를 통해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의 경쟁에 놓였다. 이런 관점에서 레거시 완성차 업체는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에 대한 강력한 경계심을 드러낸다.  

앞서 일부 외신은 애플이 2024년 혹은 2025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순수전기차 출시를 전망했다. 그리고 대분분의 완성차 업체는 애플의 신기루 같은 신차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사이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슬쩍 선보이며 애플은 빠르게 시장 주도권 선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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