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동차 산업이 붕괴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러시아 신차 판매량이 지난 4월 절반 가까이 줄어든데 이어 5월에는 83.5% 급감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기업협회(AEB, 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es)에 따르면 러시아 5월 신차 판매량은 2만 4268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는 14만 7378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신차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0%(31만 8114대)나 줄었다.
브랜드별로는 아토즈(Lada)가 6012대로 가장 많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난해 5월 대비 84% 감소한 수치다. 아토즈의 뒤를 이은 기아(3606대)와 현대차(2916대)도 각각 81%, 82% 감소했다.
러시아 신차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는 생산량이 절대 부족해서다. 러시아는 최대 제작사 아토즈에서 손을 뗀 르노는 물론 현대차와 기아,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접으면서 신차 공급이 사실상 멈춘 상태에 있다.
서방 기업의 사업 중단으로 반사적 호황을 누렸던 중국 업체들도 판매가 급감했다. 중국 지리와 하발의 5월 신차 판매량은 각각 55%, 72% 급감했다. 서방 제재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절대 부족해진 탓이다.
현지에서는 치솟는 신차 가격과 재고 부족으로 러시아의 자동차 산업 기반이 빠른 속도로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신차 가격은 올해 초 대비 50% 이상 상승했고 이전 생산 차량의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올해 신차 수요는 100만 대 아래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