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아브토바즈 지분 러 국영 연구센터에 단 1루블 매각…현대차 행방 촉각

  • 입력 2022.04.28 11:58
  • 수정 2022.04.28 14:29
  • 기자명 김훈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최대 자동차 제조사 아브토바즈(AvtoVAZ)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해당 지분을 러시아 국영 자동차연구센터(NAMI)에 1루블, 한화 17원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지시간으로 27일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르노는 NAMI에 아브토바즈 지분 68%를 1루블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고 현재 가치로 1.4센트 미만이라고 전했다. 다만 르노는 5~6년 내 아브토바즈 지분을 재인수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걸어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라 일단 철수하지만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할 경우 다시 시장 복귀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자국 내 글로벌 기업들의 탈러시아 경향이 짙어지자 국영 방송을 통해 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 "생산을 중단하려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 외부 경영진을 도입하고 이들 기업을 일하고 싶은 이들에게 넘길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외신들은 이번 르노의 아브토바즈 지분 매각 협상과 관련해 러시아 기관이 서구 기업을 단돈 몇 푼에 인수한 최근 사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1966년 설립된 아브토바즈는 2007년 민영화를 거쳐 르노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체메조프가 경영하는 방산기업 로스텍이 최대 주주로 있다. 르노는 라다(Lada) 브랜드를 생산하는 러시아 최대 자동차 업체 아브토바즈 지분 68%를 보유하고 글로벌 매출의 약 10%를 러시아에 의존해 왔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데니스 만투로프 무역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르노가 보유한 아브토바즈 지분이 NAMI에 인수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모스크바에 있는 르노 공장 역시 모스크바市 당국에 이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르노의 러시아 사업부가 국유화되는 것은 아니고 수탁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만투로프 장관은 "르노가 원할 경우 5년 또는 6년 내 아브토바즈 지분 재인수 기회가 있지만 1루블보다 훨씬 높은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투자를 이어간다면 비용 측면에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기업이 부품 조달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러시아 정부 역시 계속 기다릴 수 없다"라며 "러시아는 대안을 찾을 것이고 이는 결정을 미루고 있는 모든 자동차 업체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르노의 러시아 시장 사실상 철수와 함께 향후 현대차 행보 역시 주목된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달 9일부터 부품 수급난을 이유로 현지 공장 운영을 중단해 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기준 러시아에서 연간 16만7000대의 차량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 22.3%를 차지했다.

키워드
#르노 #러시아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