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붙은 전기차 판매 '도로 위 충전소 추월'... 인프라 확장보다 효율성 중요 

  • 입력 2022.04.13 15:19
  • 수정 2022.04.13 15:23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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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26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5년 850만대, 2030년 2600만대, 2040년에는 5400만대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되며 도로 위 전기차 수가 이를 지원하는 공공 충전소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공공 충전 인프라 현황에 관한 심층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리고 전 세계 공공 충전소 당 도로 위 전기차는 2020년 7.4대에서 지난해 9.2대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 공공 충전 인프라는 국가별로 상황이 조금씩 다르게 전개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중국은 기록적인 전기차 판매가 이뤄졌음에도 공공 충전소는 이와 보조를 맞춰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 비율이 2018년 이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 중이다. 이는 충전 인프라 확장을 위한 중국 정부의 엄청난 추진력의 결과물로 중국은 전 세계 공공 충전 인프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미국은 전기차 판매가 지난 1년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전기차 1대당 공공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같은 현상은 2019년 이후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유럽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독일에서는 2019년 공공 충전소 1개소 당 전기차가 8대에서 2021년 20대로 증가했다. 

BNEF는 이 같은 현상에는 지역별 거주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중국과 같은 경우 미국과 독일보다 더 많은 공공 충전소가 필요한 다층 아파트 구조로 살고 있고 이 경우 주택 충전 옵션을 가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80~90% 전기차 소유주가 자신의 차고에서 충전을 하고 있어 공공 충전소 의존도가 낮다는 이야기다. 

지리적 특성은 급속 충전기와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를 통해 더욱 명확히 나타난다. 중국에는 초고속 충전기 1대당 16대의 전기차 점유율을 나타낸 반면 미국은 100대 이상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충전기 1대 당 전기차 비율이 가장 우호적인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충전기 대부분이 완속 충전기로 구성됐다. 

BNEF는 이 같은 데이터 분석에서 충전 인프라가 얼마나 더 필요한 지에 대해 널리 받아들여지는 일반적 개념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향후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충전기 당 전기차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반듯이 나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충전 인프라에 대한 더 많은 민간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충전기 당 더 높은 효율성을 갖는 충전소 운영의 경제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NEF에 따르면 대부분의 급속 충전기 수익 구조는 가격, 충전 속도, 비용, 요금 구조, 정부 지원 등 몇 가지 문제에 크게 좌우되지만 충전기 설치 투자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선 평균적으로 하루에 8~10회 정도의 충전 이벤트가 필요하다. 

급속 충전 사업자는 하루에 더 많은 충전 이벤트를 원하지만 또한 너무 많은 세션은 충전소가 이미 사용 중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고객 경험을 악화시키게 된다. 운영자들은 높은 활용률을 원하지만 고객이 피로를 느낄 정도로 높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장기적으로 BNEF는 공공 충전소 당 30~40대의 전기차 비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전기차 시장인 노르웨이의 모습이다. 다만 일부 시장의 경우 해당 지역의 주택 유형, 전력망 강도, 충전 속도, 정부 정책에 따라 해당 수치가 더 높거나 더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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