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빗장 풀어놓고 저공해차 제외...전기차 전환기 대체 연료 혜택 계속돼야
'LPG' 빗장 풀어놓고 저공해차 제외...전기차 전환기 대체 연료 혜택 계속돼야
  • 김필수 교수
  • 승인 2022.04.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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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탄소 중립’을 외치고 있는 정부가 오는 2024년부터 LPG·CNG, 2025~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저공해 차에서 제외한다. 전기차·수소차, 하이브리드차, LPG 차·CNG 차를 저공해 차로 분류해 제공하는 세제 지원, 구매보조금 혜택을 이 때부터 전부 없애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비 내연기관차만 저공해 차로 남게 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전기차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서민을 위한 현실적인 친환경 차’로 알려진 LPG 차 지원 축소가 너무 급하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일반인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LPG 빗장을 푼 지 3년 만에 정부 방침이 확 달라진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정부 의도와 달리 LPG를 저공해 차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짚어봤다. 첫째 정부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수소차를 잇는 브릿지 정책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현재 등록된 차량 2600여 만대 가운데 2500만대 정도가 내연기관차다. 실질적으로 무공해차 보급이 누적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당장 2년 뒤부터 LPG나 하이브리드차의 지원과 혜택을 없앤다면 이 수요가 모두 무공해차로 옮겨 갈리가 만무하다. 

오히려 무공해차보다 접근이 쉬운 디젤차와 같은 내연기관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전기차·수소차는 아직 고비용과 인프라 부족에 따른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저공해 차 대상에서 제외하고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정책 역행’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LPG 차·CNG 차 등이 완전 무공해차로 가는 전환기까지의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는 브릿지 연료로 보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 반드시 장기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이미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 소상공인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발’인 1t 트럭의 LPG 신차 구매 보조금액을 올해 50% 삭감하고, 지원 대상도 대폭 줄였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지원금을 늘리는 것도 아쉬운 판에 되레 줄이려고 하니 영세사업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1t 전기 트럭이 이를 대신한다고 주장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인프라로 운행 특성에 따라 한계가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1t 전기 트럭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211km에 불과한데, 짐을 싣거나 냉난방을 하면 더 짧아진다. 공용 충전소 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충전소를 찾아 충전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며, 고장이 잦다는 것이다.

전기 화물차가 전기 승용차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고 영업용 번호판을 제한 없이 발급하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급격히 늘어났으나, 대기 개선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노후화한 1t 디젤차 폐차조건 대신 추가되는 1t 전기차이니, 실질적인 환경 개선 효과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이런 파격적인 혜택마저 4월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국회 예결위 예산심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보급된 전기 화물차는 1만 4320대에 달했으나 전환 과정에서 경유차 폐차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배출가스를 다량으로 내뿜는 경유차는 그대로 운행되면서 전기 화물차 숫자만 늘어난 셈이다. 경유 화물차 대체 효과보다는 신규 전기 화물차만 늘어났으니 무공해차 보급 함정이라고 봐야 한다.

LPG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가는 브릿지 연료로 선택된 것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유차의 93분의 1에 불과해서다. 여러 연구기관도 LPG 연료가 뛰어난 미세먼지 저감 성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정부의 저공해 차 모델별 배출가스 현황 자료에 따르면 LPG 차가 하이브리드차보다 친환경 차보다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한다고 스스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무공해차 보급 추진은 당연한 일이고 해야 할 일이지만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 보급이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전환기의 과도기에 서민들의 선택권까지 빼앗아서는 안 될 것이다. 완전 무공해차 생산 능력과 보급, 인프라 등 여건을 고려해 LPG 차·CNG 차 등 가스 차량이 적절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을 멈춰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상황을 면밀히 살펴 완급 조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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