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전기차 화재 진압 특수 장비 배치' 열폭주 막기는 역부족

  • 입력 2022.03.30 09:5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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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승용차 4000여 대를 싣고 대서양을 건너던 선박이 화재로 침몰한 이후 대형 차량 수송 선박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당시 화재가 전기차로 번져 '열폭주'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져 특수한 진압 장비 배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전기차 수송 점유율 1위 기업인 현대글로비스가 선박내 차량 캐리어에 '파이어 커버(Fire Cover)', '워터 미스트 랜스(Water mist lance)'와 같은 화재 진압용 특수 장비를 순차적으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특수 코팅제로 처리한 파이어 커버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덮어 열과 연기를 차단하고 산소 유입을 막아 진화를 할 수 있는 장비다.

파이어 커버는 또 화재 진압과 동시에 옆 차량으로 불이 옮겨 붙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워터 미스트 랜스는 선박 화재 진압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물분무창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화재 진압용 장비와 함께 선박 화물칸 CCTV와 열 및 연기 감지 장치를 늘려 적재한 차량 상태를 수시로 감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기차 화재 대응책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한 소방 관계자는 "파이어 커버나 물분무는 전기차 화재시 발생하는 열폭주를 제압하는데는 역부족"이라며 "전기차 수요 증가로 선박 수송이 급증하는 만큼, 냉각제와 같은 다른 수단을 이용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열폭주는 배터리에 가해진 외부충격과 열발생에 따른 분리막 파손으로 순식간에 1000도 이상 온도가 치솟는 현상이다. 최근 발생한 선박화재도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로 소방 대원과 진압 요원이 선내에 진입을 하지 못해 완전 전소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선박에 있던 4000여 대의 고급차량도 모두 불에 탄 채로 가라 앉았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90척의 차량 수송 선박과 8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25만 대 전기차를 운송해 세계 전기차 수송량 45%를 점유한 1위 업체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 발생에 대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과 특수하고 효과적인 장비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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