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경쟁 주도권 잡은 '현대차ㆍ기아' 옛 스승 일본에 한 수 가르쳐 줄 정도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3.27 09:13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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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중심 기업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 약 80% 이상을 지배하고 있고 국내 생산량 4대 중 3대를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보다 ‘패스트 팔로워’ 즉, 빠른 추격자로 불렸다.

트렌드에 맞춰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빠르게 투입,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한 영업이익률 극대화보다 대량 판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에 주력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제품 투입 전략은 한번 사용하는 제품으로 괜찮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충성 고객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면서 현대차ㆍ기아는 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글로벌 제작사가 전기차에 모든 것을 걸고 미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연간 8000만 대 수준인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1000만 대에 불과하지만 증가 속도를 보면 수년 이내 내연기관을 뿌리치고 주도권을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현대차와 기아도 전기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목할 것은 그 성과가 남다르다는 사실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출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디자인 완성도는 물론 성능과 첨단 장치가 융합하면서 남다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 최고의 전기차로 평가돼 권위 있는 상을 휩쓸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예전의 현대차 그룹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기차만이 아니라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최고 안전도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협회(NHTSA) 신차 평가에서 볼보 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 유명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 교통사고 발생 후 제네시스 GV80 안전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오히려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었다. 북미 지역 제네시스 판매는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3배나 증가했다. 타이거 우즈와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과 식사를 한 것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 신차 출시가 줄을 잇는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약 370만 대 이상으로 잡았다. 이는 자신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지만 더 많은 판매가 확실해 보인다.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 재도전에는 글로벌 시장이 입증한 아이오닉5와 수소 전기차 넥쏘가 중심에 있다.

국산차를 낮게 보는 시선이 여전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 현대차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아이오닉5에 대한 놀라움으로 가득한 시기 어린 평가가 연일 나오고 있다. 단순한 판매 실적 이상으로 일본에서 기술을 받아 시작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이렇게 성장해 역수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될 일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넘어야 할 과제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난관과 어려움이 크지만 더 세밀하고 철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으로 매진하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경제의 활성화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성과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더 파이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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