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C40 리차지, 시동 버튼 없는 차 "처음 느껴봤어요"

  • 입력 2022.03.17 15:32
  • 수정 2022.03.18 09:49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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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출시된 'XC40'을 베껴놓은 듯한 실내는 라인업에 새롭게 합류하는 더구나 브랜드 첫 쿠페형 SUV 타이틀이 어색할 만큼 익숙함을 넘어 진부함 마저 든다. XC40이 2018년 첫선을 보였으니 완전변경모델 출시도 어색하지 않을 상황인데 그 디자인을 따른 신모델이 나온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다만,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고 이에 따른 콘셉트 변화를 곳곳에서 찾는다면 첫 데뷔로는 나름 참신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실내 시동 버튼이 사라진 부분은 전기차가 우리 생활 속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고하는 듯하다.

볼보자동차 최초의 쿠페형 순수전기 SUV 'C40 리차지'를 지난 16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경험해 봤다. 먼저 C40 리차지는 지난달 실시된 국내 사전 계약에서 5일 만에 초도물량 1500대가 완판되고 내년, 내후년 대기까지 이뤄질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발휘했다. 볼보자동차에 대한 그동안의 인지도와 사실상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라는 타이틀, 그리고 무엇보다 경쟁모델 대비 합리적 가격 책정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초도물량 완판 소식은 마치 지난해 불어닥친 주택시장 '패닉 바잉'을 연상시킨다. 사실 최근 국제 사회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을 고려하면 미국과 독일 시장에 비해서도 약 2000만 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는 C40 리차지의 국내 가격은 다시 만나기 어려운 숫자일지 모른다.

여하튼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 공개된 이후 동년 9월부터 벨기에 겐트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어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가 이뤄졌다. 브랜드 최초의 쿠페형 SUV이자 순수전기차로 개발된 첫 번째 모델로, 유니크한 외관에 볼보 특유의 심플한 실내 그리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주요 특징.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440mm, 1875mm, 1595mm에 휠베이스 2702mm로 함께 출시된 XC40 리차지와 비교하면 전장이 15mm 더 길고, 전고는 40mm가 낮아졌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XC40, XC40 리차지, C40 리차지 모두가 동일하다.  

전반적인 비율은 콤팩트한 크기에 전형적인 쿠페형 SUV 스타일을 띠는데 후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으로 인해 스포티한 모습이 강조됐다. 전면부는 전기차 전용 그릴을 장착하고 픽셀 기술 기반의 새로운 LED 헤드램프가 탑재됐다. 해당 램프의 경우 차량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각 램프의 84개 픽셀 LED를 정밀하게 제어해 최적화된 시야를 제공한다. 

특히 LED 점등 상태를 변경하는 방식을 통해 조명 세기를 최적화하는데 이를 통해 최대 5대까지 마주 오는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역시 참고로 해당 기술은 '폴스타 2'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C40 리차지 측면은 낮고 날렵한 루프 라인과 함께 블랙 루프, 블랙 사이드 윈도우 데코, 블랙 스톤 마감 도어 미러 캡 등으로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또 휠은 20인치 리차지 전용 디자인을 통해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을 암시한다. 후면은 2개의 스포일러를 통해 고속주행 안전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C40 리차지 실내는 앞서 언급했듯 기존 볼보 SUV 라인업에서 많이 봤던 디자인 특히 XC40과 거의 동일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새롭게 순수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운전자가 스마트 키를 소지하고 차량에 다가가면 충전 수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가 자동 활성화되는 기능이 탑재된 것. 

또한 실내 탑승 시에는 최근 사용한 미디어와 공조 시스템이 작동되고 시동 버튼이 삭제되면서 시트에 탑재된 센서를 통해 탑승 여부를 감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변속을 하면 이를 인식해 바로 주행을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는 주차 후에도 동일하게 작동되어 키를 소지하고 내리기만하면 그만이다. 

또 순수전기차의 친환경 콘셉트에 맞춰 대시보드와 프런트 도어 패널에 스웨덴 북부 산악 지역인 '아비스코(Abisko)' 지형에서 영감을 받은 3차원 형태의 반투명 토포그라피 데코가 새롭게 적용되고 스티어링 휠과 기어 시프트 등 실내 가죽의 경우 '비건 레더(Vegan Leather)' 소재로 제작됐다. 

이 밖에 앞서 출시된 볼보의 최신 모델들과 동일하게 SKT T맵, 누구(NUGU), 플로(FLO) 등의 기능을 지원할 뿐 아니라 전기차 특성에 맞춰 배터리 잔량으로 주행 가능 범위 조회, 가까운 충전소 추천, 배터리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 등이 추가됐다. 여기에 OTA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이 제공되고 15년 동안 업데이트에 소요되는 데이터 또한 무상으로 지원된다.

C40 리차지 파워트레인은 전륜과 후륜에 하나씩 탑재된 전기 모터를 바탕으로 상시 사륜구동 AWD와 전자식 변속 시스템(Shift-By-Wire)이 맞물렸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3kg.m을 발휘하고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4.7초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배터리는 LG 에너지솔루션의 78kWh 고전압 배터리를 통해 완전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 356km를 나타낸다. 복합전비는 4.1km/kWh이며 급속충전기에서 40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주행 시 과열되기 쉬운 전기 모터의 온도를 70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일관된 주행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쿨링 시스템이 탑재된 것. 또한 전륜과 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 조합의 서스펜션이 탑재되며 항시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한다. 이 밖에도 최신 센서가 탑재된 ADAS 시스템을 통해 주행 편의성을 높이고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를 통해서는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함으로써 주행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도로 위 C40 리차지의 주행 느낌은 첫 출발과 함께 2개의 전기 모터가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 볼보 라인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순발력을 나타낸다. 또한 AWD와 전자식 변속 시스템 조합은 시종일관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고 운전대와 서스펜션 조합도 XC40에 비해 한결 부드러운 세팅이다. 무엇보다 중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높은 수준의 N.V.H. 성능이 만족스럽다.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의 경우 센터 디스플레이 내 어플을 통해 활성화와 비활성화를 할 수 있다. 도심 패턴에 맞춘 30~60km/h 대에서는 회생 제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 이런 이유로 중고속에 비해 저속 상황에서 조금 더 전기차 특유의 주행질감을 만날 수 있다. 

상품성 측면에서 대부분이 만족스러웠던 C40 리차지의 아쉬움이라면 디자인과 콘셉트에서 기존 내연기관차와 차별화를 꾀했지만, 플랫폼부터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경쟁모델에 비해 실내 거주성이 부족하고 특화 서비스를 찾을 수 없는 등 전기차의 확장성에 한계가 느껴진다. 아무래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트렌드가 변화되는 시점에서 과도기적 모델의 인상이 전달된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의 국내 판매 가격은 6391만 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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