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만 원 싸게 당일 출고" 중국 브랜드, 가격 치솟은 美 신차 시장 틈새 공략

  • 입력 2022.03.03 09:49
  • 수정 2022.03.03 10:0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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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슈로 공급 물량이 절대 부족해진 미국 신차 가격은 공급사가 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무너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다. 이 틈새를 중국산 자동차가 저가를 무기로 파고들면서 향후 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즈오토에 따르면 중국산 자동차는 평균 1만 8000달러(약 2166만 원) 미만에 구매가 가능하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차에 27.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낮은 수입 단가로 다른 브랜드 미국 신차와는 비교가 불가한 가격 공세를 벌이고 있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4만 7000달러로 중국산과 비교해 3만 달러(약 3600만 원)가량 비싸게 형성돼 있다.

가격 폭등으로 미국 소비자 상당수는 신차 구매를 포기하고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일이 많아졌다. 미국 가구당 수입이 연 평균 6만 7000달러(약 8000만 원)인 상황에서 4만 7000달러까지 치솟은 신차를 구매하는 일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재고 부족을 이유로 MSRP에 조정가격을 더해 터무니없는 신차 가격을 제시하는 딜러 횡포로 논란이 일고 있다. 폭리를 취하는 딜러에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엄포가 나왔고 현대차도 최근 아이오닉 5에 2만 달러(약 2400만 원)에 달하는 조정 가격을 적용한 딜러를 엄중 경고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초저가 중국산 자동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특히 3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에 신속한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도 미국 현지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 신차가 평균 24주, 인기 모델은 6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하지만 중국 브랜드는 계약 당일 출고가 가능할 정도로 재고가 넉넉한 곳도 있다.

워즈오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간 추산되는 과잉 생산분이 최대 2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국 완성차는 주로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등에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데 사력을 다해 왔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 틈새가 보이자 저가를 무기를 대대적인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시장이 다른 미국 공략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3000만 원 이상 저렴한 신차를 당장 인도받을 수 있다는 매력을 소비자가 외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중국산 자동차 저가 공세가 반도체 이슈 해소와 함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품질과 성능도 기존 업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과거 저가형 모델로 시작해 주류로 자리를 잡은 일본과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산 자동차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가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에서는 60년 전 토요타, 35년 전 현대차도 지금 중국 자동차 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취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미국에는 BYD, 하발(Haval), 그레이트 월(Great Wal), 체리(Chery) 등의 중국 토종 기업과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 카르마(Karma)와 같이 중국 기업에서 인수한 신생 업체들도 현지 판매를 시작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에 진출한 중국 최대 브랜드는 볼보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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