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벤틀리, 폭스바겐, 아우디 등 럭셔리 자동차 4000대를 선적한 화물선이 화재가 발생한 지 13일여 만에 결국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 선박 운항사인 일본 미쯔이 O.S.K.라인(MOL)는 독일 엠덴에서 출발해 미국 로드아일랜드 데이비스빌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 퍼실러티에이스(Felicity Ace)호가 인근 항만으로 예인 도중 선체가 우현으로 갑작스럽게 기울면서 현지 시각으로 1일 오전 9시경 침몰했다고 밝혔다.
침몰한 퍼실러티 에이스호에는 포르쉐, 벤틀리, 폭스바겐 등 차량 4000여 대가 실려져 있었다. 선박이 완전히 침몰하면서 화재 진압 초기 몇 대의 차는 온전한 상태로 살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희망도 사라졌다.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액은 선박과 함께 침몰한 자동차를 포함 약 3억 5000만 달러 상당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선박 내 화물이 완전히 불에 타고 침몰까지 이르게 된 것은 배에 실려있던 일부 전기차에서 배터리 열 폭주가 발생해 제때 화재 진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포르투갈 소방 당국은 "진압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자연 진화가 될 때까지 바라만 봐야 했다"라고 말했다.
침몰한 선박에 실려있던 전기차 배터리와 기름 유출에 따른 생태계 영향 우려와 함께 화재 원인에 따른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기차 리튬 이온 배터리의 자연 발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선박에 실려있던 전기차에는 엘지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