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제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 휘청...현대차 영향 촉각

  • 입력 2022.02.25 08:05
  • 수정 2022.02.25 08:0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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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차량용 반도체 이슈에 이어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현지 시각으로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으로 침공한 러시아에 서방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주요 기업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작년 러시아 시장 점유율 23%를 달성하며 고성장한 현대차그룹도 경제 제재에 따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에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토요타와 닛산,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이 현지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제재가 본격화할 경우 생산과 판매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러시아 현지 생산 완성차를 유럽으로 공급하고 있는 업체 피해가 매우 클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르노다. 르노는 러시아 최대 완성차 업체인 라다(Ladas)를 보유한 국영기업 아브토바즈(Avtovaz)를 인수해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적인 시장으로 성장시켰다. 르노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티구안과 폴로, 스코다 라피드 등 연간 약 25만 대를 러시아에서 생산하는 폭스바겐 그룹, E-클래스와 SUV 생산을 위해 최근 2억 8400만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한 메르세데스 벤츠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BMW도 유럽과 가까운 지역에 현지 생산 또는 조립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다급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 시장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38만 대를 팔아 르노(29%)에 이어 시장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월간 판매량에서 라다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면서 러시아 국민차로 불릴 만큼 시장 상황이 매우 좋았다. 국내 생산 차량 수출도 9만 대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서방 제재가 구체화하고 본격화하면 현대차그룹 올해 전체 사업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러시아 사업이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러시아에서 전격 철수한 지엠(GM) 현지 공장을 인수해 현재 연간 생산 능력이 30만 대 이상으로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은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이 매우 높다"라면서도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 조달과 제재 범위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승용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9.1% 감소한 159만여 대에 그쳤다. 브랜드 별로는 라다가 25만여 대로 가장 많았고 기아(14만 2000대)와 현대차(11만8000대)가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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