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와 벤틀리 등 슈퍼 럭셔리카 약 4000대를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중 포르투갈 남서쪽 대서양에서 불이 난 대형 선박 화재가 일주일 만에 겨우 진화됐다. 선박 운영사인 일본 '미쓰이 OSK 라인(Mitsui OSK Lines. MOL)'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 시각) 발생한 퍼실러티 에이스호(Felicity Ace) 화재를 진화했으며 현재는 선박 내 열을 식히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엠덴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퍼실러티에이스호는 항해 중 화물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순식간에 선박 전체로 불이 번졌다. 선박에 있던 승무원은 모두 무사하게 구출됐지만 화물선에 남아있던 포르쉐와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고급 승용차 약 4000대는 완전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빠르게 화재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선적한 화물을 모두 태우고 나서야 진화가 이뤄진 것은 선적한 차량 가운데 일부가 전기차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열 폭주로 소방 인력이 선박에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화재가 진화된 것도 선박에 더는 탈 것이 없어 스스로 불길이 잦아든 때문이다.
불길은 잡혔지만 화재 원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지역 국가인 포르투갈은 해양오염을 더 걱정하고 있다. 선박에 남아있던 많은 양의 연료와 자동차 배터리로 매우 심각한 해양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MOL은 그러나 선박에서 오일이 누출된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4200억 원) 상당에 이르는 자동차가 모두 전소됐으며 인양 비용 1억 5000만 달러 포함 5억 달러(약 6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는 포르쉐 1100대, 벤틀리 189대가 실려져 있었으며 대부분 주문자 요구에 맞춘 비스포크 모델이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