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 시승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7만 5000원으로 850km를 달렸다
무박 시승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7만 5000원으로 850km를 달렸다
  • 김흥식 기자
  • 승인 2022.02.23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이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가 지난 날씨치고는 매섭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 2세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를 몰고 따뜻한 남쪽으로 달렸다. 무박 시승, 오후 늦게 출발해 다음 날로 이어져 연료 부족 경고등이 뜰 때까지 달려볼 작정이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수도권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00원대까지 치솟았다. 경유 가격도 1500원대까지 오르면서 차를 몰고 나가기가, 주유소 가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하이브리드카다. 순수 내연기관으로는 부담이 커진 유류비를 확실하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시승 코스는 충남 태안에 있는 신두리 사구, 거기에서 일반 도로를 타고 군산 새만금을 거쳐 전남 신안군에 있는 무한(無限)의 다리를 반환점으로 잡았다. 가는 길은 일반도로가 전체 구간 70%, 올 때는 고속도로가 90%를 차지하게 했다. 하이브리드카 특성상 연비 차이가 뚜렷한 도로 상황에 맞춰보기 위해서였다.

주유를 하고 30km를 달린 시승차를 받아 주행 기록 리셋을 한 후 오후 1시 30분경 사무실이 있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을 출발했다. 신두리 사구와 새만금 기념관을 거쳐 반환점인 무한의 다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 총 주행 거리는 509.9km, 걸린 시간은 9시간 2분이었다.

중간중간 휴식을 하고 저녁을 먹은 시간을 합쳐 10시간 이상 걸려 도착했지만 신안의 명물이라는 무한의 다리는 볼 수 없었다. 어둡고 엄청난 바닷바람이 부는 통에 주변도 삭막했다. 거기까지 니로 하이브리드 연비는 23.2km/ℓ를 기록했다. 연비 운전은 하지 않았다.

이런 장거리, 장시간 시승을 하면서 극한의 인내심이 필요한 연비 운전은 쉽지 않다. 믿어도 된다. 일상적인 운전인데도 니로 하이브리드는 인증 복합연비(19.1km/ℓ)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때 남은 주행 거리는 333km, 다시 가야 할 서울까지 거리는 370km가 남아있었다. 고속도로를 타야 하니까 도착 전 연료 부족 경고등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서너 시간 쪽잠으로 휴식을 취하고 이튿날 오전 4시 30분 무한의 다리를 떠났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행담도 휴게소를 10km 남짓 남겼을 때 연료 부족 경고등이 들어왔다. 남은 주행거리가 50km였을 때다.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연료 부족 경고등이 켜져도 이렇게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남는다.

행담도 휴게소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정리를 했다. 니로 하이브리드가 이틀 동안 달린 거리는 827km였다. 10km 전 연료 부족 경고등이 들어왔고 시승차를 받기 전 30km를 달린 기록이 있으니까 45ℓ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지극히 평범한 운전 습관을 지녔어도 850km를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심 도로였다면 그 이상이 됐을 것이다. 하이브리드카 특성상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회생 제동을 통한 배터리 충전에 여유가 있고 전기모드 개입이 많아지면서 연료 사용량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승차도 도심 연비는 20.0km/ℓ, 고속도로는 18.1km/ℓ로 차이가 꽤 크다.(18인치 타이어 기준)

출퇴근 거리가 40km니까 이 기준으로 하면 근무일로 따져 한 달 한 번 주유로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요즘 고점에 오른 휘발유 가격 1700원으로 계산을 해도 7만 5000원이면 한 달 유류비로 충분하다. 비슷한 배기량을 올린 휘발유차 연비를 평균 최고치로 잡아 15km/ℓ라고 봐도 2만 원 차이가 난다. 물론 도심에서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분당에서 종로 어딘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오를 일만 남은 전기차 전기 요금하고도 비교가 된다. 유동성이 큰 기름값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면 내릴 가능성이 높다. 휘발유 가격이 작년 수준인 1600원대, 1500원대로 떨어지면 전기차 전기요금과 격차가 확 줄어든다. 이번 시승 결과만으로 봤을 때 70kWh 배터리를 올린 전기차는 두 번 충전을 해야 하고 전기 요금은 4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1500원 대로 조정이 된다면 니로 하이브리드 45ℓ 탱크를 채우는데 6만 7500원이면 된다.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충전을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충전소를 찾는 불편이 없다는 점에서 장단점이 분명해진다. 보조금을 줄이고 없앤다고 해도 전기차 대중화 이전 그 틈새를 메울 대체 불가한 차를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하이브리드카를 지목한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무박 시승이 그걸 증명해줬다.

<총평> 오롯이 연비만 따져 볼 요량을 한 시승이었는데 아쉬운 것이 있었다. 하이브리드카는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행모드와 상관없이 주행 중 배터리를 충전하고, 주행 조건에 맞춰 엔진과 모터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드로 알아서 전환한다. 그런데 이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모터 지원을 받는 발진, 가속, 오르막을 만나면서 구동 방식이 전환될 때 마다 엔진이 거칠어지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어하는 파워 컨트롤 유닛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