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너무 잘 달려 무색한 친환경 SUV'

  • 입력 2022.02.11 13:50
  • 수정 2022.02.11 14:04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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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에서 출발, 저속이나 탄력 주행 시 전기 모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세팅되며 내연기관 엔진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하이브리드는 배출가스를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요 목적을 두고 제작된다. 

그런데 최근 경험한 마세라티의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는 그동안 경험한 것들과 결이 다른 방향성을 띠고 있었다. 시종일관 달리기 성능에 초점이 맞춰지고 심지어 전기 모터는 엔진이 최대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 동력원으로 활용됐다. 마세라티 특유의 주행 즐거움, 퍼포먼스에 맞춰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르반떼 GT 하이브리드가 제시하는 모습이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앞서 소개된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에 이어 브랜드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동화 모델이고 SUV 라인업에선 처음으로 출시되는 하이브리드인 만큼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앞서 언급했듯 해당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탑재를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배출가스를 줄이고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만족시키는 도전이 이뤄졌다. 

외관 디자인은 앞서 출시된 기블리 하이브리드와 유사한 모습으로 친환경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 곳곳에 푸른색 계열 '코발트 블루' 패턴이 더해졌다. 사이드 에어 벤트, 브레이크 캘리퍼, C 필러 로고 등에서 이런 블루 패턴을 찾을 수 있으며 실내에서도 시트 봉제선에 코발트 블루 색상이 적용됐다. 

특히 국내 출시된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사양의 경우 그란루소 외부 스타일링과 옵션으로 보다 스포티한 모습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프런트 범퍼와 그릴은 기존 그란루소 버전과 동일하게 크롬으로 마감하고 GT 배지는 3개의 아이코닉한 사이드 에어 벤트 위쪽에 자리하며 독특한 이미지와 고급감을 드러낸다. 후면부는 앞서 연식변경과 함께 선보인 부메랑 모양의 테일 램프를 통해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실내는 7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8.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조합을 기본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경계선에 위치한다. 곳곳에 사용된 소재들은 한 눈에도 고급스러운 모습이고, 무엇보다 센터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구조가 이전에 비해 한결 사용이 수월하고 시인성 또한 우수하게 변화됐다. 

센터 콘솔 구조는 꽤 심플하게 제작됐는데 특이하게 비상등 버튼이 아래쪽으로 내려온 부분이 눈에 띈다. 또한 기어 노브 조작감이나 손에 잡히는 스티어링 휠의 감각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전반적으로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모습을 동시에 연출한다. 다만 하이브리드 특성을 강조한 부분이 외관 디자인에 비해 덜한 것은 아쉽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은 2.0ℓ 4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8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렸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45.9kg.m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6.0초의 순발력과 최고속도 245km/h로 기존 마세라티 특유의 강력한 퍼포먼스는 여전히 유지됐다. 대신 연비는 복합 7.9km/ℓ로 여는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에는 회생제동시스템이 맞물려 제동과 감속 시 트렁크에 위치한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기 모터는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이 최대 rpm에 도달했을 때 엑스트라 부스트 제공과 노멀 모드에서는 연료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마세라티 측에 따르면 빠르고 경쾌한 주행감을 위해 동급 6기통 엔진 대비 중량을 낮췄고, 전면에 탑재된 엔진과 후면에 자리한 배터리로 중량 배분을 향상시키면서도 적재 용량은 그대로 유지한 부분이 특징이라고 한다. 참고로 WLTP 사이클에서 해당 모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20~243g/km까지 감축되고 350마력 V6 버전에 비해 연비를 18%이상 향상시키며 동일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이 밖에 해당 모델에는 리어 액슬에 차동제한장치(LSD)를 장착해 최적의 구동력 배분을 보장하고,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통해 LSD와 Q4 인텔리전트 올 휠 드라이브와 함께 스포티한 주행을 전달한다. 또 다양한 험로 주행에 대비해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부분도 매력이다. 

해당 모델의 실제 주행 느낌은 가속페달의 경쾌함이 가장 먼저 전달된다. 또한 중고속까지 진득하게 차체를 몰고 나가는 느낌 역시 안정적이다. 주행 모드에 따른 강력한 변별력을 느끼게 된다면 이 차량이 과연 하이브리드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잘 달린다. 여기에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 배분이 적절히 이뤄지며 스포츠 모드에선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도 만날 수 있다. 마세라티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18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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