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전 없으면 전기차도 없다'...정부 신재생 에너지 비중 7% 불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 입력 2022.01.09 08:52
  • 수정 2022.01.09 08:5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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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가 탈원전이다. 그런데 현 정권이 끝나가는 시점에 맞춰 내ㆍ외부에서 무리한 정책이었음을 자인하고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전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한수원 등 핵심 공공기관도 원전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탈원전’보다 ‘약원전’으로 신재생 에너지 등 진행 상황에 맞춰 추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 그리고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우리는 전기 에너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발전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를 밀어 붙인 현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전체 에너지 약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태양광과 풍력만 있고 국내 환경에서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는 항상 회의로 남아있다. 땅덩어리가 좁고 북반구에 위치한 지리적 한계로 태양전지를 활용한 태양광은 시간적 한계, 기후환경에 제약을 받는다.

기술적 효율, 추후 폐기 등의 문제도 논란이다. 좁은 산비탈을 깎아 무리하게 태양전지를 설치해 자연적 천재지변을 당해야 할 정도로 부작용도 크다. 풍력은 바람 세기가 너무 높아도 안 되고 약해도 안 되며, 적절한 바람으로 지속성이 중요한데 국내에서 풍력을 활용할 수 있는 데는 한계성이 크다. 영국은 풍력발전기가 있으나 기후 변화로 작년에는 바람이 불지 않아 발전량이 절반으로 줄어서 심각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은 보조적인 에너지 역할만 할 뿐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국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정부는 에너지 상식만 있어도 충분히 인지할 만한 방향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책임을 져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는 영토 크기와 환경적 영향, 인프라와 기술적 측면 등 여러 면을 살피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었고 보조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최적의 모델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수명이 남은 원전에 대한 조기 폐쇄 문제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유수 대학 원자력공학과 지원이 급격히 줄어 인재양성이 멈춘 부분도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 민간 원전기술은 미국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기술일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었다. 탈원전 정책이 그걸 모두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국내는 탈원전, 해외에 국내 원전을 수출하는 이상한 정책도 볼 수 있었다.

해외 선진국은 소형 원자로가 미래 에너지원 해결 방법으로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세계 최고 원전 기술을 갖고 있던 우리는 이 사이 기술적 진보가 늦어지면서 5년간 멈춰있었다.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정부와 환경론자 경우도 무작정 반대하기보다 대안을 찾으면서 건전하게 비평해야 한다. 이들이 수십 기 원전을 우리와 가까운 서해에 지속해서 구축하는 중국에 대해서는 문제 하나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보다 민간 원전기술이 낮은 중국에서 가벼운 사고가 발생하면 수 시간 만에 서풍을 타고 우리에게 방사선이 날아오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으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추후 가까운 시일 내에 100~200만대 이상 전기차가 보급됐을 때를 생각하면 석탄발전이 아닌 친환경 발전으로 저렴한 전기에너지를 대량 공급해야 한다는 측면이 늘 고민스럽다.

정책이 잘못되면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도 대국민 설득은 물론 필요하면 사과를 하고 제대로 된 정책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걸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공약을 가장 많이 바꿨지만 늘 대국민 설득과 사과로 국민적 화합을 끌어냈다. 잘못된 정책을 사과하고 개선하기보다는 무작정 아전인수 식으로 우기면서 계속 진행한다면 국내 생산 현장 공동화 현상 가속화와 미래 성장 동력을 상실하는 심각한 한계점에 도달할 우려가 매우 높다.

‘소득 주도 성장’ 등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는 피해는 결국 국민이 온몸으로 받아 내야 한다. 정부가 항상 얘기하던 ‘리쇼어링'도 실제 국내로 돌아온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결과로 나왔다. 약 2년 전 공공기관에서 좋은 표어를 만들어 달라고 하던 기억이 난다. 여러 표어를 만들어주면서 ‘소득 주도 성장’을 ‘성장주도 소득’으로 바꾸어 보냈더니 해당 기관은 ‘최고로 마음에 들지만 실제 사용하면 큰일 난다’라고 했다.

소득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별의별 명목으로 살포한 돈으로 성장을 이끈다는 뜬 구름 잡는 선심성 정책 대신 우선 성장을 통한 소득 증대가 올바른 순서이고 방향이다.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언젠가 사라진 것을 보면서 현 정부 말기 깨닫고는 있는 모양이다. 대선을 앞두고 누가 정권을 쥐든 간 분야별 전문가를 대접하고 그 의견을 존중하며 길게 먼 시각을 갖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대통령 공약도 대국민 설득으로 바꾼다면 모두가 인정하고 더 신뢰한다는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이러한 정책 중 에너지와 미래 모빌리티는 먹거리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분야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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