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생각 품은 함종성 CEO "중국도 볼보도 아닌 폴스타 차별화에 주력"

  • 입력 2021.12.22 11: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폴스타(Polestar)는 복잡한 회사다. 중국 지리 홀딩스와 스웨덴 볼보자동차가 합작해 설립했고 2017년 분사한 독립 법인이다. 볼보 주인은 지리자동차 모기업 지리홀딩스다. 스웨덴에 본사가 있고 생산은 중국에서 한다. 볼보가 고성능 튜닝 파트너였던 폴스타를 2015년 인수해 고성능 디비전 브랜드로 사용했고 2017년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분사하면서 전기차 브랜드로 변신했다.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CEO를 비롯해 이 곳 대부분 임직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볼보와 폴스타는 별개'라는 걸 강조한다. 폴스타는 그동안 폴스타1, 폴스타2를 선보였다. 2022년 폴스타3, 2023년 폴스타4, 그리고 21일, '폴스타 코리아' 브랜드 론칭에 전시된 폴스타 프리셉트 콘셉트 기반 순수 전기차는 2024년 폴스타5로 출시될 예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폴스타1 이후 2024년까지 매년 하나씩 나올 신차는 모두 100% 순수 전기차다.

낯선 브랜드 폴스타는 1982년생 함종성을 한국 법인 CEO로 정했다. 올해 나이 만 39세로 국내 완성차 판매 기업 CEO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다. 폴스타에 오기 전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에서 11년 일한 경력이 있다.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만난 함 대표는 생각이 다부지면서 소탈했다. 주변에서는 "대표 같지 않은 대표"라고 했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이 원하는 소구점을 기막히게 잡아낸다"라고 했다. 그러나 폴스타가 중국산이고 볼보 계열이라는 인식, 전기차 경쟁 격화 등 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폴스타가 추구하는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그리고 테슬라까지 만만치 않은 상대가 포진해 있다. 함 대표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신생 브랜드가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을지 물었다.

-차도 없는 브랜드 론칭=브랜드 첫 전시공간 '데스티네이션 서울(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21일 진행한 폴스타 코리아 브랜드 론칭에는 프리셉트 콘셉트 그리고 베일에 가려진 폴스타2가 전부였다. 폴스타2 데뷔는 내년 1월 따로 있을 예정이다. 함 대표는 "브랜드와 제품 자체를 동시에 런칭하면 제품 쪽에 관심이 집중될 거로 생각했다"라며 "폴스타는 디자인 기술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방대한 스토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신생 브랜드 스토리를 제품 출시 전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폴스타2 론칭 27일 21시간 59초( 21일 기준)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팔고 접점은 터치 포인트=폴스타는 전량 온라인 판매방식이다. 그러면서 고객 접점을 살리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함 대표는 "2024년까지 약 500억 원을 투자해 제주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거점 10곳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티네이션과 스페이스로 구분되는 거점에서는 차량 전시와 출고, 시승 등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게 된다. 함 대표는 "전국 단위 팝업 스토어와 시승 행사로 고객 경험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폴스타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디자인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브랜드 스토리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혹은 볼보 계열=폴스타는 태생이 스웨덴 볼보자동차 직계지만 전량 중국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폴스타는 중국산 제품을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을 허무는 것이 최대 과제다. 함 대표는 "폴스타와 볼보는 제품 컨셉부터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정체성이 분명하게 다르다"라며 "폴스타는 프리미엄 퍼포먼스 전기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산 우려에 대해서는 "다른 브랜드도 일부 중국산을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이라고 해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라며 "폴스타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높은 품질 검수를 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완벽한 차량을 인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따라서 품질 이슈는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라고 말했다.

-배터리 이슈와 애프터 서비스는=폴스타에는 LG엔솔 배터리가 탑재된다. 국내외에서 화재 발생으로 품질 이슈가 발생했던 배터리다. 함 대표는 "현재 국내 출시할 폴스타 2에 탑재될 엘지 배터리 자체는 지난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판매량이 많지 않았어도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지금까지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관련 이슈가 나오지 않았다. 애프터서비스는 볼보자동차와 협력하게 된다. 함 대표는 "볼보코리아가 구축한 총 31개 서비스 센터에서 폴스타도 차별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라며 "시작하는 브랜드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출발선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 대표는 그러면서도 "차후에는 브랜드 정체성을 가져갈 다른 생각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의 한국화=폴스타가 2019년 한국형 통합 인포테인먼트 개발을 시작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폴스타 공식 출범이 2017년 있었는데 불과 2년 후 SK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건데, 시점을 봤을 때 볼보코리아와 협력한 정황이 뚜렷해 보인다. 함 대표는 "폴스타 코리아는 독자적으로 R&D 차량을 들여와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진행해 왔다"라며 "내년 1월 출시할 폴스타2에는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국내 사용자가 가장 많은 T-map 내비게이션이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서비스나 커넥티비티 부분에서 5년간 무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 말고 우리 상대는 포르쉐=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는 "폴스타는 프리미엄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기차 브랜드"라며 "따라서 테슬라보다 포르쉐를 우리 타깃으로 한다는 토마스 잉엔라트 CEO의 말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 특히 수입 전기차가 고성능, 프리미엄 경쟁에 몰두하고 있어 신생 업체가 진입하고 성과를 거두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100% 온라인 판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거점, 볼보와의 선택적 분류와 협력 등 가장 젊은 CEO가 시도하고 있는 전략이 2022년 새해 벽두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