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이슈 결산 #8] 모든 게 특별했던 경형 SUV '제2의 캐스퍼 탄생할까?' 

  • 입력 2021.12.22 09:40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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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신차 중 가장 특별했던 하나를 꼽으라면 현대차 '캐스퍼'다. 국내 최초로 경형 SUV 세그먼트를 개척했을 뿐 아니라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사회통합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한 첫 모델이기도 하다. 또한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맞춰 비대면 온라인 판매를 최초 시도하는 등 다방면에서 '최초' 타이틀이 부여됐다. 

앞서 광주시는 현대차와 2019년 1월 광주형일자리 완성차 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4월 완성차 공장인 GGM을 준공한 뒤 첫 모델인 경형 SUV 캐스퍼를 9월 본격 출시했다. GGM이 생산을 담당하고 신차 개발과 판매를 현대차가 맡는 매우 특별한 구조다.

GGM은 광주시가 최대 주주로 약 590억원을 출자해 지분 21%를 보유하고 현대차는 530억원 투입으로 19% 지분을 차지하며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 지위를 유지했다. 올 연말까지 약 4개월간 1만2000대, 그리고 내년에는 7만대 생산 목표를 설정한 GGM은 캐스퍼 생산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향후 다양한 제조사의 위탁 생산 확대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캐스퍼는 출시 후 2만5000여대 이상 예약이 완료됐으며 지난 3개월 누적 판매는 6679대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 생산량 유지가 돋보인다. 

관련 업계는 이번 캐스퍼 사례를 통해 제2, 제3의 캐스퍼 탄생을 기대한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은 비대면 온라인 판매가 더욱 빠르게 활성화 추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까지 자사 전체 판매에서 25%, 볼보자동차는 100% 비대면 판매를 계획 중이다. 

또 내연기관에서 순수전기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며 전기차 시대가 가속화되자 이런 비대면 온라인 판매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는 노조의 눈치로 쉽게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지 못했다. 이번 캐스퍼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하지만 또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기차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생산 공장을 만든 것에서 또 주요 볼륨 모델이 아닌 엔트리카를 생산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미래지향적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도 GGM 성과는 시도 자체로 높이 평가된다. 대형 SUV 인기 속에서도 경형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고 이런 도전이 현재로는 소비자 니즈를 잘 파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내 고비용, 저생산 노동 구조가 매번 도마에 오르는 상황 속에서 GGM 절반이 20대로 채워지고 호봉제가 아닌 시급제를 택해 유연한 노동환경 구조를 이뤄낸 부분도 눈에 띈다. 여기에 지역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남기고 있다.

캐스퍼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 산업이 갖은 편견을 깨고 탄생한 모델이다. 경차는 안되고, 온라인 판매는 시기상조에 강경 노조가 버틴 시장에서 당당하게 위탁 생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성해 냈다. 향후 이어질 전기차 시대에서 이런 유연한 자세가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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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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