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큰물에서 헤매는 현대차 · 기아 '중국 시장 특단의 조치 필요'

  • 입력 2021.12.14 15:11
  • 수정 2021.12.14 15:14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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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분위기 쇄신용으로 중국 시장 재도약과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신전략 발표 이후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14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신차 판매는 252만2000대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9.1% 감소를 나타냈다. 다만 정부의 지원책과 시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를 포괄하는 신에너지차 판매는 눈에 띄게 늘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21.1% 급증하며 45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에서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99만대로 점유율 12.7%를 나타냈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 판매가 40만대를 넘어선 건 지난달이 처음이다. 

BYD, 광저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BYD는 지난달 월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처음으로 9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5%를 보였다.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해당 기간 3만2000대 판매로 점유율 1.7%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시장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를 돌파하고 판매량도 내달 300만대 고지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해당 시장에서 각각 2만6000대, 1만2300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42%, 30% 감소를 보였다. 이들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는 34만9000대, 14만1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줄었다. 이 결과 시장 점유율에서도 현대차가 1.9%, 기아는 0.8% 수준으로 하락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각각 56만2000대, 25만5000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으나 현재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지난 4월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위한 4대 전략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Rising again, For China)'를 발표했다. 해당 내용에는 현지화 R&D 강화, 전동화 상품 라인업 확대, 수소연료전지 기술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 브랜드 이미지 쇄신 등을 담았다. 당시 현대차·기아 중국 사업총괄 이광국 사장은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가득한 곳"이라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4대 전략을 통해 다가오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점하고 재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 5, EV6를 필두로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GV70 전동화 모델 등을 선보이고 2030년까지 21개 전동화 라인업 구축 등을 강조하며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으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로컬 업체의 치열한 경쟁 속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분야에서 선도업체로 성장을 꾀한다면 중국 시장을 더이상 간과할 때가 아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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