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이슈 결산 #2] 코로나19 시대 요소수 대란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 입력 2021.12.14 08:21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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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백신 보급을 둘러싼 각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백신 외교까지 만연한 가운데 그동안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던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들리며 세계 경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된다. 특히 원자재를 비롯해 중간재와 핵심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망 위기는 각국 정부의 락다운 해제 후 병목현상으로 인한 원인뿐 아니라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이를 무기화하려는 상황까지 펼쳐지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한번 제기된다. 

평균 대당 2~3만개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은 최근까지 신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얼마 전 요소수 부족 사태는 물류 대란까지 우려되며 정부와 산업계에 다양한 과제를 남겼다.

지난 요소수 대란 이후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마그네슘, 텅스텐, 수산화리튬 등 20개 핵심 품목을 우선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이들 품목의 관리가 시급할 때 가동하는 조기경보시스템 도입이다. 또한 핵심 품목에 대해 비축 확대,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 전환, 국제 협력 구축 등 다각도의 수급 안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산업구조의 특성상 체계적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원론적 이야기로 들릴 뿐 딱히 명료해 보이지 않는다. 일부 원자재를 비롯해 중간재의 경우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는 이번 요소수 대란이 마그네슘, 리튬 등에서 다시 한번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중간 패권 경쟁이 더해지며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이런 상황이 국내 산업계에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는다. 

여기서 지난달 울산에 103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석유 비축기지가 준공되면서 정부가 1980년부터 추진해온 석유비축기지 건설 계획이 41년 만에 최종 마무리된 부분이 주목된다. 지난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1980년부터 석유비축계획에 근거해 석유비축사업을 추진해온 정부는 2016년 울산 비축기지 지하공동 건설 작업에 착수 후 전국 9개 비축기지와 총 1억 4600만 배럴 규모의 저장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요소수 등 원자재에 대한 수급 불안정 사태가 발생하며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의 수급 불안정성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딱히 뾰족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 이 같은 상황에서 단기적 해법은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 품목에 대한 비축 확대뿐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신기술·신산업 육성과 적극적 투자 및 연구개발 등을 통한 산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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