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법 같은 방향 틀기' 20년 전에 나왔는데 요즘 주목 받는 사륜조향

김필수 대림대 교수 "국산화에 성공하고 장착 차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

  • 입력 2021.11.14 09:12
  • 수정 2021.11.15 08:35
  • 기자명 김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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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안전장치와 편의장치 극대화로 단순 이동수단에서 미래 모빌리티로 진보하고 있다. 최근 화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같은 무공해차, 자율주행이다. OTA 같은 실시간 무선 업데이트, 스마트폰 커넥티비티는 기본이고 자율주행으로 가는 운전보조기능 ADAS가 관심을 많이 끌고 있다. 다른 차종 대비 차별화된 기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륜 조향장치가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을 중심으로 적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륜 조향이 최근 나온 기술이 아니고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동안 적용 모델이 많지 않아 생소하게 느낄 뿐이고 첨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약 20여 년 전 일본 마쓰다 등이 적용 차를 여럿 소개한 바 있다.

특히 스포츠카 등에 이 장치가 장착돼 고성능 발휘에 기여했다. 이 때문에 사륜 조향 관련 특허 역시 일본 제작사가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초기 기계적 사륜 조향에서 현재는 전자식으로 발전하면서 더욱더 세밀하고 세련된 안전장치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사륜 조향을 소개하면서 일부 '후륜 조향'이라고 언급하는 일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용어 사용이다. 

일반적으로 전륜 조향은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앞쪽만 조향하는 장치다. 반면 후륜 조향은 지게차를 떠 올리면 된다. 지게차는 전륜은 고정돼 있고 후륜만 조향한다. 따라서 사륜 조향은 4WS(4 Wheel Steering)로 네 바퀴 모두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장치다. 비슷한 용어인 4WD는 전륜과 후륜 모두에 구동력을 전달한다. 

사륜 조향장치는 매우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적용되는 차종에 따라 기술에 차이가 있어 뒷바퀴 조향각도 등이 다르기는 하다. 사거리 등에서 방향을 틀 때 앞바퀴와 반대로 뒷바퀴가 돌면서 원주를 크게 돌아 안전하게 회전하는 장점이 있다. 주차장 등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여러 번 조향하는 불편함을 한두 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대형 트럭이 회전할 때 중앙선을 넘어 크게 도는 것도 뒷바퀴가 차체에 끌려오면서 안쪽 영역을 침범해야 하는 전륜 조향의 한계 때문이다. 사륜 조향은 중속에서는 앞바퀴 조향과 달리 뒷바퀴는 중간 정도로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앞바퀴 조향과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가 움직인다.

고속도로 등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차로 변경을 할 때 일반적인 차는 차체 진행 방향과 바퀴 방향이 갑작스럽게 틀어지면서 차제 움직임이 불안정한 특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사륜 조향은 같은 방향으로 바퀴가 움직이면서 네 바퀴가 동시에 틀어져 차량이 사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차로 변경을 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사륜 조향장치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운전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반면 첨단 장치 장착에 따른 비용 상승이 따르게 된다. 고장에 따른 수리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부품사 만도가 본격적으로 국산 모듈을 창작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만도는 제동장치나 현가장치 등을 대상으로 하드웨어적 부품을 없애고 신호로 모듈을 제어하는 'X by Wire'라는 신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사륜 조향장치가 국산화에 성공하고 장착 차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도로가 더욱 안전한 환경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국산 첨단 장치가 세계 시장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장치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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