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 '후두부를 강타하는 기막힌 반전'

  • 입력 2021.11.05 08:00
  • 수정 2021.11.05 13:55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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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에 대한 반응이 매우 즉각적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까운 몸집에도 속력을 더할수록 고성능 스포츠카와 같은 도로에 밀착한 듯한 안정감에 고개를 갸우뚱거려 본다. 흡사 라임색에 가까운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웬만한 담력 없이는 가속페달을 채 절반도 밟지 못하고 소실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에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괜스레 잔뜩 움켜쥔 운전대를 바라볼 뿐이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시종일관 정숙한 실내는 최대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부스트 모드에서 조차 약간의 풍절음과 인위적으로 조작된 가상 주행 사운드만 발생할 뿐 수능을 앞둔 고3 가정의 거실 마냥 고요하다. 다만 후두부를 얻어맞은 듯한 이상한 기분을 전달할 뿐.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4WD 모델의 가속 성능은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4초를 발휘한다. 10초간 전기 모터의 힘이 360kW까지 증대되며 비현실적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이와 반대편에 있는 에코모드를 활성화할 경우 더없이 편안한 느낌 또한 받을 수 있다는 것. 중산층 거실에 앉아 창밖의 거리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듯 운전이 넉넉하고 여유롭다. 

또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이 더해진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은 매번 그 기능이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으로 일부분 운전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이는 흡사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유사한 그래픽 전달뿐 아니라 GV60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OTA 방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향후 더욱 편리한 주행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서 탄생한 세 번째 모델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첫 전용 순수전기차 GV60에 올라 지난 3일 경기도 일대에서 상품성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먼저 GV60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515mm, 1890mm, 1580mm에 휠베이스 2900mm로 앞서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비교해 전장이 120mm 짧고, 전고는 25mm 낮아졌다. 휠베이스만 놓고 본다면 제네시스 GV60가 아이오닉 5보다 100mm 짧아 언뜻 외관 디자인에서 E-GMP 전기차 중 가장 작아 보이지만 제원을 보면 아이오닉 5와 EV6 중간 정도 크기라 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의 경우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를 적용하고 램프 아래로 한층 와이드한 신규 크레스트 그릴을 배치함으로써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또 제네시스 최초로 후드와 펜더 부분을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클램쉘 후드'를 적용해 전용 전기차 다운 깔끔한 인상을 완성했다. 여기에 후드에는 기존 엠블럼의 두께를 80% 가까이 줄인 납작한 표면에 명품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정교한 기요셰 패턴을 각인한 신규 엠블럼도 적용됐다. 

쿠페 스타일의 측면부는 짧은 오버행과 290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로 더욱 다이내믹한 프로파일을 구현했다. 또한, 윈드 쉴드 글라스부터 윈도우 라인 상단을 따라 흐르는 크롬라인으로 차량의 역동성을 강조한 모습이다. 후면부는 스포티한 느낌을 살린 쐐기형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리어 펜더의 숄더 볼륨을 강조한 낮고 와이드한 프로파일과 쿠페형 루프 끝단에 위치한 고정형 리어 윙 스포일러로 고성능 전기차 이미지를 드러낸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구 형상의 전자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이다. 시동이 꺼져 있을 때는 무드등이 들어와 크리스탈 오브제로 심미적 만족감을 선사하고 시동 시에는 구 모형이 회전하며 변속 조작계가 나타나는 방식이 적용됐다. 조작감은 의외로 나쁘지 않지만 주차와 같은 앞뒤로 빈번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오작동 또한 우려된다. 운전자에게 적극적인 피드백 전달이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 실내에선 아이오닉 5를 통해서도 봤던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파노라믹로 연결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우수한 시인성을 제공한다. 또한 GV60에는 처음으로 얼굴 인식 도어 잠금 및 해제 기능인 페이스 커넥트, 차량 내 간편 결제나 발렛 모드 해제 시 필요한 인증 기능을 수행하는 지문 인증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GV60 파워트레인은 국내에 스탠다드 후륜과 사륜, 고성능 사륜 등 총 3가지로 구성된다. 모두 77.4kWh 배터리를 장착하고 스탠다드 후륜 기준으로 완전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451km, 사륜은 400km에 달한다. 스탠다드 후륜의 경우 최대 출력 168kW(228마력), 최대 토크 350Nm의 전기 모터가 탑재되고 사륜 모델은 최대 출력 160kW(218마력) 모터를 후륜에 탑재하고 전륜에 최대 출력 74kW(100마력) 전기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대 출력 234kW(318마력), 최대 토크 605Nm을 발휘한다. 

이날 시승한 고성능 퍼포먼스 모델의 경우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대 출력 160kW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대 출력 320kW(435마력), 최대 토크 605Nm, 완충시 368km의 주행가능거리를 나타낸다. 특히 해당 모델은 앞서 언급한 부스트 모드를 탑재해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까지 4초의 놀라운 순발력이 주요 특징이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먼저 운전대 림의 크기가 여느 차량에 비해 살짝 두꺼운 부분이 이질감을 전달했다. 손에 잡히는 감각이 살짝 부담스러운 세팅이다. 다만 운전대 무게감은 적당하고 속력과 주행모드에 따른 변별력도 느낄 수 있었다. GV60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개인 설정 등으로 구성되는데 운전대 안쪽 버튼을 이용해 손쉽게 조작 가능한 설정으로 이와 반대편에는 앞서 언급한 라임색 부스트 작동 버튼이 자리했다. 

특히 각각의 주행 모드에 따라 변별력을 더한 부분이 흥미롭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실내 정숙성을 비롯해 우수한 N.V.H. 성능을 보이지만 또 스포츠에선 날렵한 스포츠카와 같은 역동성도 느껴진다. 재밌는 부분은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식하고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탑재로 대부분 구간에서 일관된 패턴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매끄러운 변속기 반응과 맞물려 컴포트 모드에서 더없이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 밖에 제네시스 GV60에는 OTA 방식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서스펜션, 브레이크, 통합 제어 장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주요 전자제어 장치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기능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를 통해 순수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 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한 GV60는 350kW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완속 충전 용량은 기존 7.2kW에서 11kW로 증대된 부분도 눈에 띈다. 여기에 기존 아이오닉 5, EV6와 동일하게 외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을 비롯해 플러그 앤 차지 충전 간편결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전자식 차동제한장치인 e-LSD, 디스커넥터 구동 시스템 등이 탑재됐다. 

제네시스 GV60 국내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후륜 5990만원, 스탠다드 사륜 6459만원, 퍼포먼스 6975만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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