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내연기관 몰아낸 전기차, 베스트셀링카 1위 '이변이 아닌 현실'

  • 입력 2021.10.28 14:22
  • 수정 2021.10.29 08: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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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3가 지난 9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이 됐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 전기차가 특정 지역 월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건 모델 3가 처음이다. 유럽 이외 지역에서 생산한 모델이 세운 첫 기록이기도 하다. 130년 이상 유럽 시장을 지배해왔던 내연기관차가 몰락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유럽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5% 줄었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판매가 늘었고 대부분 완성차가 반도체 칩 부족으로 공급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다.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이어왔던 르노 클리오, 폭스바겐 골프 등 내연기관차는 각각 23%, 39% 줄어든 반면, 테슬라 모델 3는 같은 기간 42% 급증했다. 

모델 3 판매 급증으로 지난 3분기 테슬라 총판매량은 3만3811대, 이 때까지 유럽 누적 판매량은 7만7067대를 기록 중이다. 9월 유럽에서 팔린 전체 모델 가운데 테슬라 모델3는 2만4592대를 팔아 2위로 밀려난 내연기관차 르노 클리오 1만8264대를 크게 앞섰다. 9월 순수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도 테슬라 모델 Y는 8926대로 2위 자리에 올랐다. 3위는 폭스바겐 ID.3 8302대다.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테슬라 유럽 판매량은 10만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 내연기관이 탄생해 130년 이상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해왔던 유럽에서 전동화, 그것도 순수 전기차가 월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누구나 전기차 시대 전환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연기관차 위세가 이렇게 빨리 약화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순순 전기차를 모두 아우르는 전동화로 범위를 넓히면 내연기관차 약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9월 기준 유럽 전동화 모델 판매량은 22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신차 판매량이 24% 급감하면 전동화 비중은 38%로 상승했다. 9월 유럽에서 팔린 신차 10대 가운데 4대는 내연기관차가 아니었다.

같은 기간 순수 전기차는 54% 늘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25% 증가해 유럽 전역에서 휘발유와 경유차를 빠르게 몰아내고 있다. 테슬라와 함께 폭스바겐과 현대차, 르노 등 대중 브랜드 순수 전기차 판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폭스바겐 순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테슬라보다 많은 9만3187대, 르노와 푸조는 각각 4만6971대, 3만5337대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3만4663대, 2만7161대를 팔았다. 이처럼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럽은 지금 전기차 패권을 누가 쥘 것인지 관심이 높다. 폭스바겐, 르노, 푸조 등 대량 생산 업체들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본격화한 3분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테슬라가 바싹 치고 올라오면서 가능성이 보인다. 내연기관차가 탄생한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가 월간 베스트셀링카 목록 1위에 오르고 더 팔리는 일, 이변이 아닌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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