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거래 절반 이상 '당자사 거래' 매매업 불신에 가격도 비싸

  • 입력 2021.10.25 12:4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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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중고차 절반 이상이 당사자간 거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매가도 중고차 매매업자를 통했을 때 2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분석돼 완성차 진출이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해 온 사업자 주장에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25일 발표한 '2020년 국내 중고차 거래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거래된 중고차 규모는 직전 연도보다 5.3% 증가한 251만5000대로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전체 중고차 거래 상당수가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나서는 '당사자간 거래'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매매업자를 통하지 않은 당사자간 거래 비중은 54.1%로 137만6000대에 달했다. 매매업자 알선과 매도로 이뤄진 거래는 113만9000대다. 당자자간 거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매매업자 매입 규모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116만대나 됐다. 지난해 국내 신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고차 매물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차 매매업자를 배제한 당사자간 거래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미국과 독일 등 해외 중고차 당사자간 거래 비중이 30% 수준이다. 중고차를 처분하거나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매업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 졌으며 이는 허위, 낚시, 강요 등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진 결과다.

특히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 가격이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당사자간 거래 비중은 늘어날 전망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당사자간 거래 중고차 평균 가격이 604만6000원이었던데 비해 매매업자를 통한 가격은 1126만9000원으로 1.86배 높았다.

모델과 연식, 주행 거리, 배기량 등 같은 조건을 갖춘 중고차 가격도 매매업자를 통했을 때 당사자간 거래보다 1.26~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사자간 거래를 했을 때보다 매매사업장을 통했을 때 매도자는 저가에 중고차를 넘기고 매수자는 비싼 가격에 구매를 한 셈이다.

국산 중고차 거래 성장세가 침체된 가운데 수입차 거래는 급증했다. 최근 3년간 중고차 시장 국산차 점유율은 2018년 88.0%에서 2020년 85.8%로 낮아졌고 수입차는 매년 1%p씩 증가하고 있다. 협회는 수입 중고차 시장 점유율이 높은 독일 브랜드가 인증 중고차 제도로 신뢰를 쌓은 것이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차 가운데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5년과 2011년, 렉서스는 2015년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이 밖에 중고차 시장 최대 고객 연령대는 2030세대며 경차 거래량이 연간 29만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했다. 또 전기차 거래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감가율이 50%(휘발유 27%)에 달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당사자 간 거래가 55%에 달하는 점은 이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완성차 시장 참여와 인증으로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중고차 매매업계는 거래 가격이나 비중만 갖고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한 사업자는 "당사자간 거래에 따른 리스크가 있고 대부분 매매업자 매물은 성능 점검과 보수 정비 등을 거쳐 보다 안전하고 완벽한 상태로 공급되는 것"이라며 "단순한 가격 비교와 비중만 놓고 중고차 시장 전체에 불신이 있는 것처럼 매도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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