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르쉐 992 GT3, 사실상 공도 위 레이싱카 "마력이 다가 아니야"

  • 입력 2021.10.22 12:29
  • 수정 2021.10.27 09:37
  • 기자명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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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도로가 직선으로만 구성된 게 아닌 이상 코너와 고저차가 산재한 일반도로에서 정해진 구간을 가장 빠르게 이동하려면 물론 교통 체증이 없는 구간이라 가정할 경우 그 결과를 짐작해 보자. 과연 마력과 토크가 월등한 차량이 가장 빠를수 있을까. 하지만 그 도로가 극한의 주행 환경으로 구성된 독일 뉘르부르크링 그중에서도 노르트슈라이페 코스라고 덧붙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많은 양산차 브랜드가 이곳에서 치열한 랩타임 경쟁을 펼치며 파워트레인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 도전하지만 새로운 기록 달성은 그리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이런 극한의 테스트 장소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포르쉐 992 GT3는 이전 모델에 비해 17초 빠른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그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공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본에서 시작하는 것. 최근 국내 시장에 새롭게 출시된 8세대 포르쉐 911 기반의 첫 번째 GT 모델 '992 GT3'를 타고 인제 서킷을 달려봤다. 

먼저 992 GT3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575mm, 1850mm, 1290mm에 휠베이스 2450mm로 일반 911과 비교되는 외관 디자인에서 느껴지듯 크기도 기본 카레라에 비해 전장이 56mm 늘어나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2mm, 8mm 좁고 낮아졌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한다. 

고성능 레이싱카가 그렇듯 992 GT3 외관은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디자인이 반영됐다. 전면부의 경우 하단 그릴이 대폭 확대되고 가로 패턴 안개등이 위쪽에 자리하며 보닛 앞쪽으로는 에어 덕트를 설치해 엔진의 흡기와 냉각 효율을 높이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램프는 911 특유의 둥근 헤드램프를 적용하고 안쪽으로 사다리꼴 매트릭스 LED를 중심으로 둥근 4개의 램프가 감싼 독특한 형상을 이룬다. 

측면부는 옵션 적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탄소 섬유가 적용된 사이드미러 커버와 다양한 스타일의 휠을 선택할 수 있다. 엔진 성능이 향상된 만큼 강력한 제동을 위한 대형 캘리퍼와 디스크가 탑재되고 타이어는 전륜에 255/35ZR 20인치 후륜에 315/30ZR 21인치가 적용됐다. 

992 GT3에 하이라이트는 후면부라고 할 수 있다. 한 눈에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대형 리어 윙이 적용됐는데 앞서 911 RSR에 사용된 바 있는 윗부분에 장착된 새로운 윙에 의해 더욱 강력한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스완 넥 타입 리어 윙이 자리했다. 포르쉐 양산차에 서스펜디드 리어 윙이 장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개의 알루미늄 브래킷이 윙의 요소를 위에서 고정하는 해당 시스템은 주행 시 발생하는 바람이 공기역학적으로 더욱 중요한 윙 하부에서 방해받지 않고 흐르는 방식이다. 이 같은 새로운 설계는 흐름 손실을 감소시켜 다운포스를 증가시키고 다른 많은 세부 조치와 함께 균형 잡힌 음성 양력 상태를 만든다. 또 하단 범퍼는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디퓨저를 통해 이전 모델보다 최대 4배 많은 다운포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차량의 강력한 성능을 암시한다. 이 밖에 992 GT3에는 탄소 섬유 경량 루프, 붉은색을 제거한 리어 라이트 등으로 특별함을 더했다. 

실내는 타코미터, 스포츠 크로노 스톱워치, 외관 컬러에 맞춘 안전벨트와 트림 스트립 등으로 고성능 퍼포먼스카 콘셉트를 이룬다. 기본적으로 911 클래식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디테일에서 변화를 준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기어 노브 디자인으로 기존 스틱형으로 작게 디자인되던 것에서 수동 기어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모습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역시 알칸타라 소재의 미끄럼 방지 기능이 결합되어 그립감이 우수하고 패들 시프트에는 다크 실버 색상이 적용되어 고급스러움 또한 느껴진다. 

이 밖에도 계기판은 중앙 GT3 로고가 삽입된 타고미터를 중심으로 좌우 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깔끔한 모습이다. 여기에 안쪽으로 차량 콘셉트에 맞게 타이어 압력, 중력 가속도, 스톱워치, 오일 온도 등 트랙 주행에 관련된 데이터가 보기 쉽게 표시됐다. 시트는 스포츠와 풀 버깃 중 선택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스포츠 시트 착좌감이 당연히 더 훌륭하다. 다만 모터스포츠 느낌을 강조하려면 풀버킷을 추천한다. 또한 해당 모델의 경우 국내에 2인승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2열에는 텅빈 공간이 존재하고 이 부분은 추가 비용없이 롤 케이지를 장착할 수 있는 부분도 흥미롭다. 

해당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48.0kg.m을 발휘하는 자연흡기 4.0리터 6기통 박서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맞물렸다. 이를 통해 정지에서 100km/h 도달까지 3.4초의 순발력을  발휘하고 최고속도는 318km/h를 나타낸다. 참고로 연비는 리터당 복합 6.5km를 기록하며 파워트레인 구성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고출력에도 불구하고 공차중량은 1475kg으로 카레라 대비 65kg이나 가볍다. 이런 부분은 극단적 주행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서킷에서 보다 잘 느껴지는데 GT 유전자의 특성상 스포츠 모드에서 강력한 동력 성능이 온몸으로 직접 전달된다. 가속과 감속 페달에 따른 차체 반응이 즉각적이고 이전보다 앞바퀴 접지력 향상 또한 눈에 띈다. 

무엇보다 6000rpm에서 발연되는 자연 흡기 엔진의 가공할 파워는 직진 구간에서 가파르게 오르는 속도계 바늘과 상승하는 심장 박동과 함께한다. 여기에 이상적 스티어링 휠 반응 역시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예리한 코너 공략을 가능하게 한다. 포르쉐 라인업 중에서도 가장 모터스포츠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포르쉐 992 GT3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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